15개현장·4조3158억 수주…2위 현대건설과 2조원 차3년연속 '4조클럽' 입성…미청구금액 급증 가능성도 공사비지수 올해만 2.9 상승…"건설경기 반등 아직"미청구액 5개분기 연속 증가세…잠재적 손실 1.8조
  • ▲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포스코이앤씨
    ▲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포스코이앤씨
    시공능력평가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정비사업 수주시장을 휩쓸다시피 했다. 15개 사업장에서 총 4조3158억원을 쓸어 담은 포스코이앤씨와 2위인 현대건설(2조3878억원)간 수주격차는 2조원 가까이 벌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수주랠리가 자칫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주력부문인 리모델링시장 위축과 1기신도시특별법(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 도입계획, 공사비·인건비 등 사업비 급증으로 장밋빛 미래가 잿빛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정비사업 선별수주 기조속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부문 누적수주액이 급감한 경쟁사들과 달리 3년연속 '4조클럽' 입성에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연도별 수주액은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 △2023년 현재 4조3158억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리모델링부문 성과가 특히 눈에 띈다. 2015년이후 지금까지 38개 사업장·총 3만9585가구를 수주했다. 올해도 정비사업 전체 수주액중 45.2%(1조9504억원)를 리모델링에서 따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 수주독주가 독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우려도 존재한다. 올해와 같은 건설경기 침체와 조합·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지속될 경우 미청구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은 시공권을 획득한다고 해서 바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다. 착공후 준공까지 완료돼야 분양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고 여기에서 공사비·인건비·홍보비·금융비 등을 제외해야 순수익이 된다. 

    문제는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탓에 공사비가 급등해 정상적인 사업진행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통계를 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150.8에서 연속으로 상승해 9월 153.7을 기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금리인하 시기가 불확실해 내년에도 건설사 자금조달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거시경제적·정책적 요인 검토 결과 국내건설경기 반등은 아직 어려울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은 현금 유동성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이미 전국 곳곳에서 공사비와 분양가 문제로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공사 계약해지까지 강행하는 사업지도 속출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서의 수주 및 준공 실적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수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서울 비중 확대는 필수"라면서 "올해 당사가 수주한 도시정비사업들은 현재 건설경기를 고려하고 향후 발생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보완해 수주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기술로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해 수주한 사업지"라고 부연했다.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리모델링 시장도 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재건축 대안으로 주목받은 리모델링은 1기신도시 특별법 예고, 서울시 규제강화 등으로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과 안양시 평촌 등 1기신도시에서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조합들도 늘고 있다. 예컨대 포스코이앤씨가 올해에만 3건의 리모델링을 수주한 평촌 경우 2021년 27개 단지가 모여 평촌 리모델링연합회를 출범했지만 2개 단지가 탈퇴, 올해 25개 단지로 축소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향후 친환경의 중요성과 노후 주거개선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해 2014년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선제적으로 만들었고 국내 리모델링 누계수주실적 1위, 준공 및 진행현장 수 1위 등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근 개발한 리모델링 특화 바닥차음 시스템, 모듈러 난방 급탕 시스템 등으로 품질과 사업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쌓아놓은 수주물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 재무건전성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3분기 연결기준 미청구공사 금액은 1조869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 5조7579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2조3734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액수다.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3분기 1조2394억원이후 올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진행한 뒤 받지 못한 대금으로 잠재적 손실로 취급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내년 상황도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와 같은 공사비상승 기조가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따놓은 수주물량이 부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주한 사업지가 많을수록 조합과 갈등, 공사중단 같은 부정이슈에 직면할 가능성도 커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