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간담회, 24일 이사회"사업계획 등 포괄적 현안 보고"고문계약 등 비공식 논의 전망
  • ▲ 우리금융그룹ⓒ뉴데일리DB
    ▲ 우리금융그룹ⓒ뉴데일리DB
    내부통제 실패와 실적악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이 본격적인 집안단속을 시작한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본격화된 기업문화혁신 드라이브를 본궤도 위에 올리는 것으로 부진에 빠진 우리금융이 재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임시 이사회 간담회와 다음날인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현안을 논의한다. 안건은 비공개에 붙였지만, 최근 불거진 금융사고 대책과 실적개선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직후 기업문화혁신 TF를 꾸리고 대대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했다. 지난해 터진 700억원대 횡령 사고를 의식한 행보였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 거래에서 962억원의 평가 손실이 일어나는 등 내부통제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사고는 ELS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지 포지션을 잘못 평가해 벌어진 것으로 손실이 1000억원 가까이 이를 때까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우리금융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금융권 평가다.

    실적부진도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감소한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조1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4%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본다.

    우리금융 측은 과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우고 중소기업 특화점포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BIZ프라임센터를 개소하는 등 2027년까지 기업대출 자산을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직쇄신과 개편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주도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지주 내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모두 폐지하고 11개 부문을 9개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 임원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이중 6명을 교체하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전임 회장과 은행장에 대한 과도한 전관예우도 손봐야 할 지점이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과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을 고문으로 위축했는데 손 회장은 연봉 4억원, 이 전 행장은 2억8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라임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는 점에서 억대 고문직을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돈잔치가 사회적 이슈가 됐고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전직 회장에 대한 과도한 예우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이사회에서 구성원들의 의견 교환이 오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업계획상 예정된 임시 이사회 일정이며 내년도 사업계획 등 포괄적인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어떤 안건이 상정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