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정기 인사… 임원급 퇴직자 최소 2배상무보급 350명, 상무급 70명 대상 물갈이 예고'조직 안정-구조 개혁' 염두 인적 쇄신… 최대 150명 정리임기 만료 8개 계열사 대표도 해당…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 수순
  • KT그룹의 임원 인사가 임박했다. 2년 만에 정기 인사를 실시하는 터라 그 어느때보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며 임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다. 총대를 멘 김영섭 대표의 쇄신 카드가 어떤식으로 구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은 30일 전후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김 대표는 사내 각 부문과 52개 계열사를 순회하거나 개별 보고를 받으면서 개편안을 구상했다. 이미 28일 오후부터 개별적으로 퇴사 통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KT 한 관계자는 "전년도 인사에서 승진자만 있었고, 방출이 없었던 만큼, 퇴직자 규모가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조직 안정'과 '구조 개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9개월의 경영공백을 메우고, 이권 카르텔을 염두한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KT는 낙하산 인사 의혹 등 외풍과 불법 정치자금 및 횡령 등의 불법 행위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검찰이 구현모 전 대표 등의 배임 의혹과 관련해 KT 본사와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하는 일이 잦았던 것.

    게다가 최근에는 LG유플러스에 무선사업자 2위 타이틀을 뺏기면서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는 뒤숭숭한 상태다. 

    김 대표가 LG 시절의 재무적인 기업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개편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취임 직후 이권 카르텔로 분류됐던 고위급 임원 3명(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의 직무를 해제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감안했을 때 KT 임원(사장 2명, 부사장 7명, 전무 20명)은 물론, 상무급(70명), 상무보급(350명)의 인사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52개 계열사들도 인사 태풍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지니뮤직, 나스미디어 등 8개 계열사의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만료된다. 해당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역량있는 외부 출신의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르완다 법인 KTRN 등 적자 계열사들에 대한 정리가 예상된다. 자회사 KT서비스의 경우 일감 절반을 하청업체 외주로 돌리는 방식으로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닌 필요한 소폭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 대표가 조직의 밑그림에 대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대표 체제의 임원들을 중심으로 이권카르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조직 구성원들을 품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소폭 인사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