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정된 이커머스 상장 줄줄이 좌절… 꺾이는 몸값 기대11번가, IPO 무산 후 재무적투자자의 강제매각 진행될 듯쿠팡만 나홀로 승승장구, 올해 첫 연간 흑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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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최대 화두는 바로 기업공개(IPO)였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가 예고했던 IPO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줄줄이 무산된 탓이다. 심지어 IPO를 조건으로 받았던 투자로 인해 매각까지 예고된 곳도 있었다. 근본적으로 이커머스의 성장 폭이 줄어들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이커머스 업계 2023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 줄줄이 실패한 이커머스 IPO… 0승 4패

    올해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 중 IPO에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 지난 1월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고 2월 이커머스 국내 상장 1호를 추진했던 오아시스가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상장을 연기했다. 이어 올해 9월까지 상장을 목표로 했던 11번가도 IPO에 나서지 못하면서 상장에 실패했다. 올해 IPO가 유력했던 SSG닷컴도 내년 이후로 상장 시점을 연기한 상황이다.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이커머스 기업의 몸값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상장 실패의 주요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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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실패 후폭풍… 11번가 강제 매각 

    상장 실패에 따른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9월까지 IPO에 성공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는데, 결과적으로 이 투자금을 모두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만 11번가의 최대주주 SK스퀘어가 11번가 지분을 되사오는 콜옵션 행사를 거부하면서 FI들은 11번가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을 수반해 매각하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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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 쿠팡만 잘나가… 독식하는 쿠팡

    이커머스 업계가 줄줄이 IPO에 실패하는 동안 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의 승승장구는 지속됐다. 쿠팡은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하면서 올해 첫 연간 흑자전환의 가능성이 높다. 매출 성장률도 시장성장률을 크게 앞서는 중이다. 3분기 쿠팡의 매출은 8조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46억원.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448억원 규모다. 
  • ▲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햇반 '골드퀸3호' 제품.ⓒ조현우 기자
    ▲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햇반 '골드퀸3호' 제품.ⓒ조현우 기자
    ◇ 쿠팡 vs 반쿠팡 연대

    쿠팡의 승승장구 이면에는 치열해진 경쟁구도도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말 쿠팡 풀필먼트에 공급을 중단한 이후 쿠팡의 경쟁사와 손을 잡는 ‘반쿠팡 연대’가 공고해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이마트, SSG닷컴, G마켓과 손잡고 제품을 선출시했고 이후 마켓컬리와 B마트에도 특화 상품을 선보이며 쿠팡의 경쟁자와 협업관계를 크게 강화했다. 이에 쿠팡도 CJ제일제당을 제외한 중소 사업자와 손을 잡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 ▲ ⓒ신세계그룹
    ▲ ⓒ신세계그룹
    ◇ 본격화된 멤버십 경쟁… ‘락인효과’ 

    동시에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고객을 플랫폼 안에 가두는 ‘락인효과’를 노리는 경쟁도 본격화됐다. 신세계그룹이 기존 G마켓-SSG닷컴의 유료 멤버십이었던 ‘스마일클럽’을 지난 6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으로 개편해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도 지난 10월 ‘온앤더클럽’이라는 멤버십을 선보였고 컬리 역시 8월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를 출시했다. 
  • ▲ 구영배 큐텐 대표.ⓒ큐텐
    ▲ 구영배 큐텐 대표.ⓒ큐텐
    ◇ 잇따른 M&A… 큰 손 된 큐텐

    한편으로 올해는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이 이뤄진 해이기도 하다. 그 주역은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다.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한 이후 올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고 다음달인 4월 위메프를 인수했다. 이들 3사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만 보면 4.6%로 업계 4위에 오른다. 심지어 큐텐의 외형확대는 지속되는 중이다. 큐텐은 결국 결렬됐지만 최근까지 11번가 인수 협상에 참여해 실사까지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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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리테일
    ◇ 수익성 올려라… 새벽배송 철수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쿠팡을 제외하곤 단 한 곳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 조정도 이어졌다. 특히 쿠팡과 직접 경쟁하는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새벽배송’ 철수가 본격화됐다. 롯데온이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고 이어 BGF가 운영하던 신선식품 전문몰 헬로네이처가 5월 새벽배송 철수와 함께 사업 철수했다. GS리테일의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도 지난 7월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철수한 이후 1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 ▲ ⓒ롯데쇼핑
    ▲ ⓒ롯데쇼핑
    ◇ 차별화가 경쟁력… 버티컬 서비스 강화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차별화를 위한 버티컬 서비스 도입이 잇따랐다. 버티컬 서비스는 플랫폼 내 전문관을 뜻한다. 롯데온은 지난해 뷰티 서비스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명품, 패션에 이어 지난 4월 ‘온앤더키즈’를 선보였고 쿠팡 역시 ‘로켓 럭셔리’를 선보이면서 고급 뷰티 시장을 강화하고 나섰다. 11번가는 3월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를 론칭했고 컬리 역시 뷰티컬리를 선보였다. 
  • ▲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조현우 기자
    ▲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조현우 기자
    ◇ 커지는 직구 시장… 큐텐, 알리까지 진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한편에서는 해외직구의 국내 진출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중국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물류센터 투자와 함께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고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와 함께 앞다퉈 해외직구 채널을 선보이는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우리나라의 해외 직구액은 4조7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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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G닷컴
    ◇ 늘어나는 불황형 소비 ‘할인행사’ 늘렸다

    반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할인 행사에만 반짝 수요가 높아지는 불황형 소비도 점차 커지는 중이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들은 앞다퉈 할인행사를 확대, 신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1번가는 지난 2월부터 매달 11일에만 진행하던 ‘월간 십일절’ 행사를 5일간의 할인행사로 확대했고 SSG닷컴은 지난 1월부터 ‘월간 쓱세일’을 정례화하고 매달 카테고리별 할인행사를 신설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7월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이라는 그룹 행사를 새로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