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급락’유류할증료 하락, 여객수요 증대 예상환율 약세도 호재…호실적 기대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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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업계가 겨울여행 성수기와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훈훈한 연말을 맞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8.61달러로 전일 대비 3.8% 하락했다. 

    지난 9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WTI는 최근 5개월 만에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전날엔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중국의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유지하더라도, 중국의 석유 수요 둔화세가 계속돼 내년에도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을 반기고 있다. 유가 하락은 항공료 인하로 이어져 여객수요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월보다 3단계 오른 11단계가 적용됐고, 10월과 11월에는 이보다 더 오른 14단계가 적용되며 국제선 항공권 요금부담을 키운 바 있다.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12월 유류할증료는 2단계 내린 12단계가 적용됐다. 

    대한항공의 12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2만5200원~19만400원으로 전월 대비 최소 4200원~최대 3만6400원 내려갔다. 아시아나항공 12월 유류할증료도 전월 대비 5600원~2만7800원 줄어든 2만6700원~15만1000원에 책정됐다.

    국제선 유류할증료 부담이 줄며 해외여행 수요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공항의 11월 여객수송 실적은 507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의 91% 수준까지 회복했다. 동남아와 미주, 유럽 노선의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관광 수요가 지속된 효과로 풀이된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여객수 증가와 함께 연료비 부담 완화로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가량으로, 국제유가 등락이 수익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대한항공의 전체 영업비용 3조7060억원 가운데 연료유류비는 1조2580억원으로 34%를 차지한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유는 10월 말 t당 123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고 이달 t당 110달러까지 하락했다”며 “항공사들의 4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둔화한 점도 항공업계에 긍정적 시그널을 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1350원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이다 현재는 1310원대까지 떨어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지급하므로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41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각각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