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명예회장, 최근 지분 2.72% 취득 조현범 회장 경영권 방어에 지원 나서조현식 측, 공개매수 가격 상향 카드 거론
  • ▲ 조양래 명예회장은 최근 지분 매입을 통해 차남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 조양래 명예회장은 최근 지분 매입을 통해 차남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지분매수를 단행하면서 형제 간 경영권 다툼에서 차남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장남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어떤 카드로 대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 장내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취득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최근 일부 임직원들에게 “회사와 투자자들의 혼란과 혼선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 

    조 회장도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가 다 됐다”고 말했다. 형인 조 고문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조 명예회장(2.72%)를 더하면 44.75%에 달한다. 5.25%만 추가로 매입해도 지분율 50%를 달성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조 고문은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씨는 10.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산해도 29.54%에 불과하다. 

    당초 조 고문 측은 오는 24일까지 1주당 2만원 조건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는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2만원을 넘으면서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필요가 없었다.
  • ▲ 2차 경영권 분쟁도 조현범 회장(오른쪽)이 조현식 고문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연합뉴스
    ▲ 2차 경영권 분쟁도 조현범 회장(오른쪽)이 조현식 고문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연합뉴스
    15일 오전에는 전날 종가(2만1150원) 대비 20% 이상 급락하면서 주가가 장중 한 때 1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주가하락은 조 명예회장의 지분매수로 인해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국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 고문 측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공개매수 가격 상향이 거론된다. 조 회장 측이 5.25%만 매수하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1주당 2만5000~3만원 수준의 ‘파격 제안’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 고문 측이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위해서는 오늘(15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오는 29일 주주명부폐쇄일 전날인 28일까지 매입 절차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종료일을 10일 이상 남겨두고 정정공시를 하면 기존 공개매수 마감일은 유지된다. 그러나 10일 이내에 정정신고를 하면 마감일을 제출일로부터 10일간 연장해야 한다. 

    조 고문 측이 15일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결정하고 다음날 공고를 해야 주주명부 폐쇄 이전까지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를 진행하려면 조 고문 측의 자금투입 규모는 확대된다. 

    당초 한국앤컴퍼니 지분 27.32%(2593만4385주)를 주당 2만원에 매입해 최대 5200억원을 동원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만5000원으로 올리면 6500억원, 3만원이면 78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분 42.03%를 갖고 있어 조 고문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면서 “조 고문이 승산 낮은 싸움을 시작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 회장 측에서 이번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분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타어어그룹 관계자는 “추가 매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지분매수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