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억 원 대출받아 펀드 환매에 사용한 혐의 유죄 인정박 전 대표, '징역 2년6개월→3년' 형량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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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뉴데일리DB
    1조 원대 피해가 발생한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자금세탁 가담 의혹을 받는 선박 기자재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 전직 대표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해덕파워웨이 대표(64)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자회사인 세보테크의 거래업체 명성티엔에스 회장 오모씨(58)에 대해서는 원심의 징역 3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박 전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국민은행으로부터 133억 원을 대출받아 옵티머스 펀드 환매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대출이 무효라 할지라도 (해덕파워웨이)명의의 계좌에 입금됐다가 박 전 대표가 인출한 돈의 소유권은 해덕파워웨이에 귀속됐다고 봐야 한다"며 "대출의 사법상 효력 의무와 무관하게 박 전 대표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공모해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것은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했다.

    오씨에 대해서는 피해 변제를 위해 36억 원을 기부하고 피해자들에 1억4000만 원을 지급한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김 대표와 공모해 해덕파워웨이의 최대주주인 화성산업에 입금된 유상증자 대금 50억 원을 인출하고 이를 옵티머스 펀드 환매에 임의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대표는 또 추가 유상증자 대금 50억 원을 가장납입한 혐의와 2019년 11~12월 해덕파워웨이의 지분을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차명 보유하고도 관련 공시를 누락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2020년 5월 해덕파워웨이의 대출금 133억 원을 대출해 옵티머스 펀드 환매자금으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 해덕파워웨이 자금 3억3000만 원을 주주총회 의결권 매집비용으로 빼돌린 혐의도 추가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유상증자 대금 50억 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대주주로서 공시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박 전 대표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오씨에게는 징역 3년, 해덕파워웨이 자회사 세보테크의 강모 총괄이사(57)에게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고 고모 전 세보테크 부회장(62)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해 1조 원대 투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0년과 벌금 5억 원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