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發 PF우려 확산…작년 12월 10여곳 법정관리 신청 연초 울산·제주 건설사 2곳 '부도처리'…장기침체 우려
  •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건설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연말 연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 처리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들이 잇따르며 공포감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건설사 10여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12월 세경토건이 부산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울산 1위 토목·건축업체인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강종합건설은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 평가액이 1450억원으로 전국 순위로는 179위 업체다.

    세경토건은 지반조성·포장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주력하는 전문건설업체로, 2022년 기준 공사대장 통보 실적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 소속 104개 업체 중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만기가 돌아온 수십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도 줄도산 공포는 확산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곳으로 집계됐다. 부도업체는 모두 전문건설사로 울산·제주에 위치했다.

    1년새 건설사 폐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종합건설사 폐업신고는 418건으로 전년 동기 261건 대비 6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신고는 1640건에서 1929건으로 늘었다.

    반면 종합건설사 신규등록은 2022년 5146건에서 2023년 1307건, 같은기간 신규등록은 4714건에서 4455건으로 각각 줄었다.

    전날엔 시공능력 179위이자 울산지역 1위업체인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산회생법원 파산1부는 부강종합건설에 대해 포괄적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정식으로 회생절차를 시작하기전 채무자 재산을 보전하는 절차다.

    업계에선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가 지속되는데다 주택사업 전망도 어두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통계를 보면 이달 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9.5포인트 하락한 60.6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 ▲서울 73.9→65.9 ▲인천 66.6→58.6 ▲경기 69.7→57.5 등으로 떨어졌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사업자가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0~85미만'은 하강국면, '85~115미만'은 보합국면, '115~200미만'은 상승국면으로 해석한다.

    최덕철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멘트 공급가격 상승 등으로 주요 건자재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자재수급지수와 관련한 부정적 전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조달지수 하락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타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건설사 유동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