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장남 임종윤 '오너일가의 독단적 결정' 비판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경영권 분쟁 '키맨' 될까
  •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미래전략 사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미래전략 사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오너 2세간 경영권 분쟁이 법적 다툼으로 불거질 양상이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 통합에서 배제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미래전략 사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창업주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지 3년 5개월만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4일 “이번 (OCI그룹-한미약품그룹간)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속해있지 않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임종윤 사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2세로 지난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지만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만큼 경영판단에 관여할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 의결과정은 적법히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과 지속 소통해 양 그룹간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통합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임종윤 사장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아 갈등 봉합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임종윤 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코리그룹은 지난 13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4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에 대해 ‘오너일가의 독단적 결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종윤 사장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번 통합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동생 임종훈 한미약품 그룹지원 사장과 연대해 법적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필요하다면 가처분 신청 및 이사회 구성 변경 시도 등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의 지분을 더하면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0.47%에 이른다. 만만치 않은 지분율이지만 이번 통합을 주도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 사장의 지분 합계 21.86%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고 임성기 회장의 절친한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지지한다면 임종윤·임종훈 사장으로서는 지분 경쟁에 힘을 받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어 임종윤·임종훈 사장과 합치면 지분율은 32.62%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7.38%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공단도 최근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한미약품그룹 내 지분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지도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의 대금 납입일이 오는 4월30일인데 이 시기까지 경영권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