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잔액 134.3조…업계내 위험성 '증폭' PF위기→주택공급위축→거래감소 '악순환' 동아건설 부도…389개 하도급업체 '줄폐업'쌍용건설 워크아웃때엔 800여곳 '신용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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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건설업과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부동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재무부담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협력사들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건정연은 "부동산PF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연체율 또한 상승하고 있어 건설업내 PF부실과 위험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상위권 건설사의 순차입금 증가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악화되고 있고 중견건설사 역시 유동성 대응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 리스크는 지난해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호황기에 주택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재무여력 대비 과도한 PF우발채무를 보유, 부동산경기가 저하되면서 위험성이 크게 확대됐다. 

    부동산PF 위기가 크게 부각되면서 부동산시장은 수요 회복세 약화와 공급위축이 심화되고 이는 건설업 부진을 장기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소폭증가했던 주택거래는 하반기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주택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대비 36.9% 감소했고 지방 경우 41.8% 급감했다.

    건정연은 "결과적으로 부동산PF 사태는 주택수요 감소와 공급위축을 유발하고 이는 건설경기 하강국면을 장기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1곳으로 전년보다 7곳(50%) 늘었다. 2020년(24건)이후 3년만에 20건을 넘긴 것이다. 건설업 폐업신고 건수는 총 2347건으로 23% 늘었다. 지난해 12월 건설사 10여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이미 10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사들이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를 진행하면 다수 협력업체로 피해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 하도급업체로 이뤄진 협력업체는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수개월 자금경색으로도 도산을 맞이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동아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389개업체도 덩달아 부도처리됐으며 2013년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실시할 당시에도 B2B 전자어음으로 공사대금을 받은 하도급업체 800여곳이 금융권에서 신용불량 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이번 태영건설 사태도 협력사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후 태영건설과 하도급공사를 수행중인 회원사를 대상으로 긴급피해사례 조사를 실시한 결과 92개현장에서 대금미지급 등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및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 불완전성으로 태영건설 사태외에도 향후 종합건설사 부도에 따른 추가피해 사례가 지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승재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연구위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으로 PF 차환리스크가 커지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며 "재무구조나 자본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중견·중소건설사의 PF 및 유동성 대응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시장 부진과 비우호적 조달여건이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사 PF 우발채무 부담과 현금흐름 저하수준이 확대되면서 대형건설사로 유동성위험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