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대외 환경에 선대 감소 등 요인 겹쳐 부진목표주가 하향 조정…회사 측 “올해는 내실 성장”고배당 기조는 유지…정의선 회장 배당액 47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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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글로비스 실적이 3년 만에 역성장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을 비롯한 대외 환경 악화와 선대 부족 등 내부적 요인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도 배당은 늘리기로 결정,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2023년 매출은 25조6832억원, 영업이익은 1조5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3% 줄어든 1조700억원을 달성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20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6%, 24.5% 줄며 부진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 실적 개선세를 보였고 2022년 실적은 매출 26조9819억원, 영업이익 1조7985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주요국 금리인상,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 지정학 리스크 등 우호적이지 못한 대외 환경에 부정적 환율, 자동차선 선대 부족 심화 등 변수가 더해져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전방산업 호조에 따라 부품, 완성차 물동량 증가 수혜를 운영 선대 감소로 누리지 못한 점이 뼈 아팠다.

    사업부문별로 물류, 해운, 유통 등 모든 영역이 전년만 못했다. 물류 사업은 운임 시황 정상화에 따라 컨테이너·항공 운송 등 포워딩 매출이 줄며 부진했고 해운은 가용 자동차선 선복 부족과 환율 하락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유통도 전년 대비 부정적인 환율 영향으로 실적이 축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녹록지 않은 사업환경이 이어지며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26조7165억원, 영업이익 1조6815억원으로 올해보다는 다소 개선되지만 2022년 성적에는 못 미칠 예정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면서 2024년 실적 추정치 하향과 함께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선대 확대에 따라 해운 부문 중심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두고 전 사업영역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81척에 그치는 선대도 올해 87척으로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2025년 96척, 2026년 102척, 2027년 110척 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쉬운 실적과 별개로 고배당 정책은 유지했다. 2023년도 결산 배당금은 주당 6300원으로 전년 대비 10.5% 상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225억원 많은 총 2363억원이 배당액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주주친화 기조를 내세워 ‘향후 3년간 주당 배당금을 전년도 배당금 기준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상향’하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2021년도 결산 배당액(주당 3800원)보다 50% 증가한 57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지분 20%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배당금도 증가 추세를 이어간다. 정 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50.34%로, 이들은 지난해 1078억원에 이어 올해 1191억원을 배당액으로 수령한다. 정 회장의 배당금도 지난해 428억원에서 올해 473억원으로 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