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7주 만에 처음 상승… 글로벌 원유가격 상승 탓설 차례상 물가(4인 가족) 28만1500원… 역대 가장 비싸공공요금 인상도 예고… 물가 다시 상승할까 촉각
  • ▲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주유하는 모습 ⓒ뉴데일리
    ▲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주유하는 모습 ⓒ뉴데일리
    설을 앞두고 먹거리에 이어 기름값까지 들썩이면서 서민물가 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최근 물가가 2%대로 떨어지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진정됐다는 태도지만, 서민에게는 여전히 체감물가가 상승세다.

    5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경유의 주간 평균 주유소 판매가격은 10월 둘째 주(8∼12일)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17주 만에 처음 상승했다.

    지난달 다섯째주(1월28일∼2월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보다 ℓ당 15.3원 오른 1579원이었다. 이날 역시 평균 보통휘발유와 자동차용경우의 가격이 1592.01원, 1498.8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각각 0.98%, 0.63% 올랐다.

    설을 앞두고 오름세로 반등한 이유에 대해 요르단 주둔 미군 사망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5%로 상향 조정하며 글로벌 원유 수요를 자극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82달러로 직전 주보다 2.1달러 상승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주쯤 지나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석유공사 측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최근 4주가량 계속 상승해 왔고 특히 국제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2주 정도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날씨 탓에 생산이 줄어 치솟은 과일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으면서 설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와 배 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6.8%, 41.2% 급등했다.

    이렇다보니 차례상 물가도 치솟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4인 가족이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준비에 필요한 35품목을 구입시 28만15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했다. 전년보다 8.9% 상승해 역대 가장 비싸다. 

    문제는 서민들에게 영향이 큰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됐다는 점이다. 당장 오후 10시부터 적용되는 시외·고속버스의 심야시간대 요금이 일부 오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등 조정요령 개정안을 오는 12일까지 행정예고한 상태다.

    정부는 설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먹거리 물가부터 잡겠다는 방침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 예산을 100억원 추가 투입하고 성수품목을 평상시의 1.5배 수준으로 확대 공급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가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며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