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65% 내린 주가에 투자자 '애간장' 최대주주 지분 반대매매·첨생법 통과에 급등락"거버넌스 불신" VS "파이프라인 기대"
  • [편집자주] '왜오르株?(왜내리株?)'에서는 주식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HOT)한 종목을 다룹니다. 주식은 둘 중 하나죠. 오르거나 내립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심 있는 종목의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찾기 마련인데요, 간혹 해당 종목이 왜 오르는지 혹은 왜 내리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를 모르고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앞으로 해당 기사를 통해 상승·하락하는 종목들의 이유와 이에 대한 시장의 정확한 해석, 향후 전망까지 톺아봅니다. 

    최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엔케이맥스의 주가가 롤로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엔케이맥스의 1월 3일 종가 기준 753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2657원으로 65% 급락했는데요.

    지난 24일 28.90% 급락, 31일 29.89% 하한가 마감, 이달 1일 3% 상승에 이어 2일 30.00% 상한가 마감, 그리고 지난 5일 정규장 6% 하락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 근접에 이르기까지… 최근 2주일간 엔케이맥스의 주가 흐름을 보면 멀미가 날 정도입니다.  

    엔케이맥스는 최근 바이오주식 중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주식인 듯합니다.

    첫 하한가의 트리거가 된 건 최대주주 반대매매설이 돌면서인데요. 이날 회사는 "급격한 주가 하락에 대해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길 만한 내부 이슈가 전혀 없다"면서 근거 없는 루머에 강경 대응 방침을 전했습니다. 

    이후 석연치 않은 상황은 지속되면서 주가는 더 곤두박질칩니다. 회사는 박상우 대표의 지분이 12.94%(1072만6418주)에서 0.01%(5318주)로 감소했다고 공시하는데요, 내부 이슈가 전혀 없다는 회사의 해명이 사실상 거짓이었던 거죠.

    여기에 지난 31일엔 최대주주 변경을 일으킨 반대매매의 주체가 사채권자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회사는 과거 엔케이맥스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들과 계약한 주식담보대출현황을 여러 차례 반복 공시했지만 주식담보로 받은 사채에 대해선 공시를 누락했습니다. 

    또한 엔케이맥스는 51만518주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을 지난 12월 22일 KB증권에 전액 상환해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지난 1월 10일 상환되지 않았다고 공시했는데요. 회사는 단순 기재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투자하는 회사의 최대주주가 없어진 초유의 사태를 맞은 마당에 다소 믿기 어려운 정황까지 더해져 주주들은 복장이 터질 노릇입니다.

    믈론 회사는 박 대표를 비롯한 회사는 각종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최대주주 지위 회복과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들과 현재 구체적 협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와 경영진은 조속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및 경영권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일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건 회사 해명이나 수습 계획에 시장이 화답했기 때문이라기보단 첨단 재생의료 치료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한 법 개정 영향입니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사인 엔케이맥스에겐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지난 1일 국회 법 통과 소식에 주가가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룬 것이죠. 

    그러나 여전히 시장은 불안해하는 듯합니다. 반등 하루 만에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대 폭락했는데요. 지난 5일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의 보유 주식 전량 장내 매도 공시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혼란이 증폭되자 회사는 6일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조용환 부사장의 실제 장내 매도일자는 1월 31일과 2월 1일, 유형석 이사의 매도는 1월 4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불안정한 주가 흐름이 이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엔케이맥스의 전망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회사가 돈이 없어서 반대매매를 맞은 마당에 새로운 유상증자에 참여할 실탄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종목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경영진이 모두 지분 매도해 현재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 전무한 상태"라면서 "무주공산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리 없다"고 성토했습니다.

    물론 엔케이맥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게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사실 이런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법 논의가 진행됐던 지난 수년간 첨생법의 수혜주 중 하나로 엔케이맥스를 꼽아왔습니다. 엔케이맥스는 GMP급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을 양산할 수 있는 두 개의 퍼실리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케이맥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여전합니다. 회사는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인 SNK01을 4기 비소세포폐암, TKI(티로신키나아제 저해제) 불응성 비소세포폐암, 불응성 고형암, 알츠하이머 총 4가지 적응증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등에서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엔케이맥스는 "첨생법 개정안 통과로 국내에서 암, 알츠하이머 등 중증·희귀·난치질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로 NK세포치료제(SNK)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미 GMP(품질 관리기준)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과 국내에서 이에 대한 가시적 매출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