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감사팀, 어도어 전산 자산 회수22일 하이브 주가 8% 급락 마감뉴진스 컴백 앞두고 악재에 주가 불확실성 커져
  • 내분설에 휘말린 국내 엔터 대장주 하이브 주가가 폭락했다. 모회사인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확인하고 대응에 나선 만큼 당분간 주가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이브는 전 거래일 대비 7.81% 급락한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 주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급락세를 보이다가 한때 10% 가까이 하락하며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걸리기도 했다.

    이는 하이브의 하위 레이블이자 간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어도어의 경영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모기업인 하이브가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A씨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감사에 돌입했다. 감사팀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A씨 등에게 어도어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 유출, 인사청탁 등 어도어 경영진들이 저지른 비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감사 질의서를 보냈다. 

    민 대표와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려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어도어는 민 대표가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의 지분율이 80%다.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 하이브에 이어 어도어의 2대 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현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고 하이브 측 이사를 추가 선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다. 

    시장에선 하이브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레이블로 어도어를 꼽고 있다. 하나증권은 어도어의 기업 가치를 오는 2025~2026년 기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따라 하이브 주가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하이브는 내달 뉴진스의 컴백 기대감으로 전날까지 최근 5거래일간 주가가 8% 넘게 올랐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토해냈다. 

    최근 8거래일 중 5거래일 이상 '사자'에 나섰던 기관투자자들은 이날 287억원, 외국인들은 114억원어치 하이브를 순매도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도어는) 역대 최단 기간 내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달성한 전래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뉴진스의 현재 빌보드 100·200 성과는 오직 BTS와 블랙핑크에서만 관찰된 것으로, 늦어도 데뷔 만 5년차에 블랙핑크의 7년차 매출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