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작년 당기순익 14.9조… 전년比 3.62% ↓대손충당금 확대‧민생금융 비용 인식 영향주주환원은 확대…주주 환원율 50% 달성 한목소리
  • ▲ 4대금융 사옥ⓒ각 사
    ▲ 4대금융 사옥ⓒ각 사
    금융그릅들의 고심이 깊다. 위기 대응 능력과  손실 흡수 능력 제고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뚜렷하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상생금융 비용을 늘리고 추가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에 부응하려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약 14조9682억원으로 2022년(15조5309억원)보다 5627억원(3.62%) 줄었다.

    ◇신한‧우리‧하나 실적 후퇴… KB만 성장 

    4대 금융 가운데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반면 KB금융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며 신한에 내줬던 1위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2022년(4조1530억원)보다 11.5% 늘었다. 순이자이익이 12조14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늘었고, 순수수료이익도 4.5% 증가한 3조6735억원이었다. 

    KB금융의 호실적은 KB국민은행이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2615억원으로 전년대비 8.9%(2655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중심의 기업여신 성장과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따른 견조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로써 지난해 금융지주 실적 1위는 KB금융이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대손충당금과 상생금융 비용 영향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4조6656억원)보다 2976억원(6.4%)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54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2%, 지난해 3분기보다 53.9% 각각 감소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년도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효과 소멸과 4분기 중 상생금융 지원비용,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4516억원과 2조51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90억원(3.3%), 6250억원(19.9%) 줄어들었다.

    금융지주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배경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상생금융 지원을 확대한 영향이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은 KB금융이 3조1464억원, 신한 2조2512억원, 하나 1조7148억원, 우리 1조8810억원 등으로 전년 보다 약 40~110% 급증했다.

    상생금융 비용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됐다. 

    4대금융 상생금융 비용은 총 1조3137억원으로 KB(3720억)·하나(3557억)·신한(3100억)·우리금융(2760억) 순이다. 

    이중 KB금융은 2450억(65.9%), 신한금융 2939억(94.8%), 하나금융 2041억(57.4%), 우리금융 1700억(61.6%)원을 지난해 말 결산에 반영했다.

    ◇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주주환원율 일제히 30%대로 상승

    4대 금융은 최근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 등에 부응해 자사주 매입·소각 조치를 발표했다.

    주주 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주주 환원율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이란 의미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주주 환원율은 36%로 전년 대비 6%포인트나 급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6%포인트나 뛰었다. 

    지난해 총 485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실시했다. 기말 주당 배당금은 525원(연간 2100원)으로 전년(2065원) 대비 늘었다. 

    신한금융은 올해 분기‧결산 현금배당을 540원으로 균등화해 총 2160원을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환경 변동성에 적극 대응하며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및 소상공인, 취약차주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주주 환원율은 37.5%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뛰었다. 2020년 20%였던 주주 환원율이 3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주당 배당금도 3060원으로 전년 대비 110원 높였다. 또 지난해에만 57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이 중 2720억원을 소각했다. KB금융은 전날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는데 이를 포함하면 주주 환원율은 38.6%로 상승한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주주 환원율은 32.7%로 전년 대비 5.3%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하기로 했는데, 이를 포함하면 주주 환원율은 37%로 뛴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해 주주 환원율은 33.7%로 전년 대비 7.5%포인트 올랐다. 2020년(19.9%)과 비교하면 주주 환원율이 13.8%포인트나 뛰었다. 

    연간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30원 줄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은 올해에도 13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소각하기로 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 지분 1.2%(935만7960주)를 매입해 연내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주주 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 파트너스 자산 운용(이하 얼라인)이 제시한 목표치와 동일하다. 

    금융지주 주주 환원 확대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한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금융주를 꼽았다. 금융업종 1위인 KB금융의 PBR은 0.44배다. PBR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장부상 가치만큼도 인정받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관련해서는 “작년 2월에 발표한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시장에서 저 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에 관심이 많은데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대로 적극 대응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