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 사장 '경영권 참여' 표방에 진정성·경영능력 의심임종윤·임종훈, 각각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각자대표 오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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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가 돼야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해소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들(임종윤·임종훈)과 모녀(송영숙·임주현) 간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13일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이 사익을 위해 한미약품그룹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창업자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상속세 5407억원 중 가장 적은 금액인 352억원만을 납부했다. 여기에 임종윤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5029주 대부분을 주식담보대출에 사용했으며 주가 하락으로 인해 담보가 부족해지자 다른 직계 가족들의 주식 154만3578주까지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주식담보대출로 일으킨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이르러 임종윤 사장은 연간 100억원 상당의 이자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약품그룹은 최근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법원에 한미사이언스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보조참가자로 참여한 ‘케일럼엠’의 최대주주가 대부업을 운영 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임종윤 사장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종윤 사장이 인수한 디브이앤브이엑스의 운영도 원활하지 못하다며 임종윤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디브이앤브이엑스는 2022년 매출 322억원을 올렸는데 상당부분이 코리컴퍼니, 오브맘컴퍼니, 오브맘코리아 등 임종윤 사장이 거느린 개인회사를 통해 나왔다고 한미약품그룹측은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임종윤 사장이 디브이앤브이엑스 등 개인회사를 적극 활용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싸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게 한미약품그룹측 설명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디브이앤브이엑스 활용은) 한미사이언스 주주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으로 한미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성사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이 사내이사 재직 10년 동안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지 않았음을 폭로했다. 지난해 상반기 5차례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 1회 참석한 반면 디브이앤브이엑스 이사회에는 100% 참석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십수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사업에만 몰두해 왔던 임종윤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어 매우 의아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이날 한미약품그룹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권을 교체한 뒤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을, 한미약품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이번 주주제안권 행사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8.4%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측의 31.9%에 근소하게 뒤져 있는데 향후 지분 매입, 우호세력 확보 등을 통해 지분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는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주사로서 지위를 공고히 다짐과 동시에 모든 가용 전략을 동원해 현 주가를 팬데믹 이전 2018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시켜 전체 주주의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고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격차 지배구조 완성으로 선대회장님의 유업인 전통과 혁신의 한미 신약개발 역사가 불손한 외부세력으로부터 훼손되는 것을 막고 한미 100년을 위해 흔들림 없이 이어 나아가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