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신규 주담대 중 ‘열에 아홉’ 고정금리형 일단 금리 낮은 고정형 선택…나중에 갈아타기 선택할 듯"고객들, 이자급등 경험…예측 가능한 상환계획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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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이르면 7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용고객의 대부분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이자가 변동금리 상품보다 싼 데다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면서 향후 금리 하락 때 갈아타기도 쉬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 일단 저렴한 고정금리로…3년 뒤 갈아타기 고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신규 주담대 중 고정금리(혼합형) 상품 비중은 90%를 웃돌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비중은 93%~98.5%에 달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100%에 육박하는 데다 이달 들어 고정금리 비중이 전달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잔액 기준으로 전체 주담대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69.7%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고정금리 인기가 더욱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통상 금리 인하가 예상될 경우 그에 따라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변동금리 상품이 인기를 끈다. 하지만 최근 현상은 "당장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정형을 택하고 향후 갈아타기를 시도하면 된다"는 심리가 배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30~5.873%다. 이에 비해 변동형 금리는 연 3.96~6.683%다. 최저 기준으로 약 0.6%p 정도 차이가 난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특히 재작년 급격한 금리 인상을 경험한 뒤 예측 가능한 상환계획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갈아타기가 쉬워진 점도 당장 고정금리를 선택하게 하는 이유다. 주담대는 실행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3년 뒤 금리 수준을 보고 갈아타기를 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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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동금리 줄이자”…26일 스트레스 DSR 시행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7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고정금리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선 기대가 크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고정금리 확대를 내세우고 있어 은행들이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관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오는 26일부터 은행권 주담대를 시작으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도입되면 변동금리 상품의 조건이 상대적으로 더 불리해진다. DSR 산정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부여하게 되는데 변동금리에는 100%, 고정금리는 최대 60%를 적용한다.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한도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금통위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내 금리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면서도 “5월 경제전망 발표 후 판단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5월 이후 금통위인 7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