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폭등, 美 증시 시총 3위 올라티맵 자율주행 및 AI 데이터센터 협력 등 양사 관계 돈독엔비디아 독주로 SKT 주가도 고공행진… 52주 신고가 갱신'AI 피라미드' 전략 탄력…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 가속화
  • ▲ 유영상 SKT 사장(왼쪽)과 스티븐 발라반 람다 창업자 겸 CEO . ⓒSKT
    ▲ 유영상 SKT 사장(왼쪽)과 스티븐 발라반 람다 창업자 겸 CEO . ⓒSKT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SK텔레콤(SKT)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오랜 동맹 관계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장 중 한때 2조 달러(약 2660조원)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22일에도 16.4%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인 785.38달러(약 104만원)에 마감, 아마존과 구글을 제치고 미국 증시 시총 3위 자리에 올라섰다.

    엔비디아는 AI GPU(그래픽처리장치)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독점 기업이다. 메모리반도체 업체로선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이 곧 '기술력 1위'라는 위상 획득으로 연결된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부터 엔비디아와 다양한 AI 분야에 협력하면서 관계를 맺어왔다. 당시 SK텔레콤 사장이었던 박정호 SK하이닉스 전 부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 겸 CEO를 만나 자율주행 기술 공동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박 전 부회장은 이듬해 열린 'CES 2018'에서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미팅을 방문 일정 1순위로 꼽으며 돈독한 관계를 보여줬다.

    이후 양사는 SK텔레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티맵)' 고도화에 협력을 맺었다. 티맵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뿐만 아니라 5G 기반 차량 간 통신기술(V2X)과 초정밀 위치측위 등에 엔비디아 칩셋을 탑채하기로 한 것. 이는 티맵을 국내 내비게이션 1위 플랫폼으로 굳히는 데 일조했으며, 2020년 티맵모빌리티 분사의 단초가 됐다는 해석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Lambda)에 투자를 진행했다. AI 엔지니어가 설립한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받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GPU와 고속 컴퓨팅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GPU 물량을 밀어주는 스타트업과 손을 잡게 된 것.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2월 서울을 방문한 람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발라반을 만나 협력의 물꼬를 텄다. 올 1월에도 람다의 미국 산호세 본사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하는 등 람다 투자를 통한 AI DC 경쟁력 확보에 큰 힘을 쏟아왔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로 국내 최대 규모의 AI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AI DC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를 우군으로 확보한 SK텔레콤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19일 5만 2600원, 20일 5만 3700원을 기록하는 등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23일에도 5만 2800원 선을 유지하며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감안했을 때 SK텔레콤의 AI 전략도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AI 피라미드 전략 아래 추진했던 ▲AI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사업 영역에서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를 토대로 회사의 중장기 로드맵인 '글로벌 AI컴퍼니' 도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영상 사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AI 역량과 안정적인 GPU를 기반으로 AI DC와 AI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자 한다"며 "AI 관련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대한민국과 글로벌 AI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