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회복‧美성장세, 對아세안 수출 증대 기여"아세안5, 주요국 생산거점 중요성↑…중간재 경쟁 심화"중간재 질적 고도화‧소비재 수출 증대 관심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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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IT경기 회복세 지속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5국 수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 아세안 5국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주요국들의 중간재 수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은은 27일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5 수출 특징 및 향후 전망’(경제전망보고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5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글로벌 IT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지난해 3분기부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아세안5국 수출은 IT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경제성장세, 주요 신흥국으로의 투자 확대 등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아세안 5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직접경로뿐 아니라 미국의 양호한 경기흐름과 유럽의 소비회복에 따른 간접경로도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아세안5국의 글로벌 생산거점 기능이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해당 지역 내 수입시장에서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 아세안5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7년 이후 다소 하락했으며, 우리 기업들이 여타 신흥국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전자부품, 정보통신 등 고위기술 중간재의 점유율도 상승세를 멈추고 정체돼 있다. 이는 중국이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아세안5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의 무역규제 회피를 위해 베트남‧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수출을 늘리고 있는 점에도 상당부분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중간재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등 소비재 부문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배터리(전기차) 공장 착공 등을 통해 현지생산 및 역내판매 증대를 추진하는 한편, 스마트폰 공장 준공(OPPO, 인도네시아), 차량용반도체 공장 건설(SONY, 태국) 등 아세안 지역의 풍부한 소비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늘려나가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기지로서의 활용 측면에서 우리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중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교훈삼아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중국시장을 생산기지로 삼아 중간재 중심의 대 중국 수출구조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온 반면, 내수시장 안착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대부터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내수중심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우리의 대중 수출은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