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공장 혈액제제 생산공정 가봤더니바이알 약물 충전 후 이물질 혼입 여부 3중 확인통합완제관 시설 기반 완제의약품 CMO 사업 확대 박형준 공장장 "2030년 1조원 공장 도약"
  • ▲ GC녹십자 오창공장 전경.ⓒGC녹십자 제공
    ▲ GC녹십자 오창공장 전경.ⓒ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가 충북 청주에 있는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생산공정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는 오는 7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 혈액원에서 혈장을 구입해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뒤 미국 현지법인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직판(직접판매)할 계획이다.

    오창공장 내에서는 혈장보관소와 바이알(주사 유리병)에 의약품을 충전하고 포장하는 FNF(Fill&Finish)관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

    혈액제제의 원료가 되는 혈장은 혈액의 55%를 차지한다. 대부분 물이며 이 중 혈액제제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 성분은 7~8%를 차지한다. 혈장 1리터(ℓ) 기준 단백질은 70g 정도 나오는 셈이다. 수술 또는 사고로 인한 출혈, 패혈증, 화상, 신장투석 등으로 활용되는 알부민이 40g, 알리글로의 원료인 면역글로불린이 25g 정도 분리된다. 
  • ▲ 혈장보관소에 원료혈장을 반입하면서 부적합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혈장보관소에 원료혈장을 반입하면서 부적합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오창공장에는 매주 1만ℓ 규모의 컨테이너 하나가 반입되는데 혈장 1만2500유닛(개)이 들어온다. 혈장보관소로 반입되기 전 반입 혈장 정보를 재확인하고 원료로 활용할 수 없는 ‘부적합’ 혈장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오창공장 관계자는 “혈장 운송과정에서 파손되거나 헌혈자 정보 불일치, 타투 또는 헌혈제한지역 방문 후 헌혈해 말라리아 등의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는 혈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일련의 절차를 통해 소각된다”며 “컨테이너 하나당 10개 내외가 폐기된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반입된 혈장보관소에서 혈장은 영하 20℃ 이하에서 보관된다. 그래야 최장 2년까지 보관할 수 있어서다. 보관 온도에 민감한 혈장이다 보니 운송과정에서 온도체크도 꼼꼼히 하고 있다고 했다.

    FNF관에 입장할 때는 손을 소독하고 별도의 신발과 가운, 일회용 모자를 착용하도록 해 건물내 오염물질 유입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 ▲ 오창공장 직원들이 약물을 충전한 바이알을 검병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오창공장 직원들이 약물을 충전한 바이알을 검병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바이알에 원액을 충전한 뒤 병 안 이물질 여부를 검사하는 검병(병을 검사) 절차가 인상적이었다. 어두운 방 강한 조명 아래에서 10여명의 직원이 바이알 하나하나 눈으로 이물질 혼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렇게 충전을 마친 바이알은 다시 자동이물검사실에서 11개 카메라의 검사를 거쳐 바이알 속 이물 확인 절차가 이뤄졌다. 고전압기기를 활용한 약물 누수 여부 검사까지 마친 뒤에야 라벨링 작업에 들어갔다.

    바이알 병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은 기계가, 패키지 포장에 라벨링이 끝난 바이알과 설명서를 담는 작업은 사람이 주가 되는 모습이었다.

    신웅 GC녹십자 QM실장은 “일부 자동화 기능이 세팅되어 있으며 내년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 계획을 세웠다”면서 “2~3년 내 완전한 자동화를 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 오창공장 직원들이 라벨링이 끝난 바이알을 포장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오창공장 직원들이 라벨링이 끝난 바이알을 포장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오창공장은 앞으로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로 거듭나겠다는 GC녹십자의 비전을 실현할 곳이다. 연간 130만리터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아시아 최대 규모다. GC녹십자는 이미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3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오창공장에는 2019년 구축한 통합완제관 시설도 있다. 기존 오창공장과 화순공장에 분산된 완제의약품 생산공정을 한 곳에 모아 바이알 기준 연간 2억병이 넘는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도입한 무균 의약품 충전 설비 ‘아이솔레이터’는 완제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위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통합완제관은 지난해 2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전적격성 평가(PQ) 인증을 받았다. 통합완제관에서 생산한 의약품이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납품할 자격을 갖춘 것이다.

    박형준 공장장은 “오창공장은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CMO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릴 수 있는 cGMP 공장으로 도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