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 23만명… 연간 출산율 0.72명 '역대 최저'연령별 출산율 30대초·30대후·20대후 순… 모두 감소합계 출산율 OECD 국가 중 유일한 1명 미만 '꼴찌' 15년간 저출생 예산 280조원 쏟아붓고 감소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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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도 이어지며 '인구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연간 출산율은 0.7명대를 기록하긴 했으나 올해는 이 마저도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보다 1만9000명 줄었다.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2명으로 전년대비 0.06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전년대비 2만200명 줄었지만, 인구는 12만2800명 자연감소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처음으로 자연감소를 기록한 이후 4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저출생 예산에 15년 간 280조원 투입… 출생아 수 24만명대 붕괴

    지난 15년간 정부는 280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저출생 정책에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출생아 수는 20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24만명 선이 붕괴됐다.

    이에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2명에 그쳤다. 연도별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에 이어 6년 연속으로 1명 미만을 기록했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상황은 더 안 좋다. 지난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 2분기는 0.70명, 3분기는 0.75명이었다. 그리고 4분기는 0.6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출산율이 0.6명대를 기록했다.

    나이별 출산율은 ▲30대 초반 66.7명 ▲30대 후반 43.0명 ▲20대 후반 21.4명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30대 초반(-6.8명), 20대 후반(-2.6명) 순으로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낳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 역시 4.5명으로 전년 대비 0.4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 조출생률 모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과 전남이 0.97명으로 가장 높았고, 강원과 충북이 0.89명으로 이어졌다. 서울 0.55명, 부산 0.66명 순으로 낮았다. 충북(1.7%)과 전남(0.3%)을 제외한 15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광주(-16.4%)․세종(-13.2%)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출생아 수는 경기(6만8800명), 서울(3만9400명) 순으로 많았다.

    OECD 평균 합계 출산율(2021년 기준)은 1.58명으로 한국의 0.81명을 크게 웃돌았다. 국가별로 보면 ▲이스라엘 3.0 ▲체코 1.83 ▲미국 1.66 ▲일본 1.30 ▲스페인 1.19 등으로 나타났고 한국은 유일한 1명 미만으로 꼴지였다.

    임형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작년 혼인 건수가 소폭 늘어났기에 내년이나 내후년쯤에는 출산율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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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자 수 감소… 2022년 코로나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

    지난해 사망자 수는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연령별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70대(-6500명), 80대(-6000명), 90세 이상(-4000명), 60대(-1600명) 순으로 줄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의 사망률(1000명당 사망자 수)은 7.4명으로 전년보다 3.5% 줄었고, 여자의 사망률은 6.4명으로 전년보다 7.1% 감소했다.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자가 여자보다 높았다. 특히 60대의 사망률 성비는 2.7배로 가장 컸다.

    장소별 사망자 수 비중은 의료기관이 75.4%, 주택 15.5%, 기타(사회복지시설, 산업장, 도로 등) 9.1%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사망 비중은 전년보다 0.6% 포인트(p) 증가했고, 주택 사망 비중은 전년보다 0.6%p 감소했다.

    임 과장은 "60대 남성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흡연 등 암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22년도 3, 4월에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앞으로는 고령화로 노인이 많아져 사망자 수는 늘어나고 출생율은 줄어 인구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1만625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3명(-3.8%) 줄었고, 사망자 수도 3만23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2명(-3.2%)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 기준 혼인 건수는 1만7582건, 이혼 건수는 729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1.6%, 6.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