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銀 내부배출량 변화 미미, 금융배출량 ↑우리은행, 타행 대비 높은 금융배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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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탄소배출량을 모두 없애는 탄소중립(NET-ZERO‧넷제로, 온실가스 배출량 0)을 선언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탄소배출 감축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대로라면 2040년까지 목표치인 넷제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탄소중립 추이와 목표를 보면 대부분 탄소배출 감소 폭이 미미하거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지난 2020년 9월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은행 등 금융사들은 앞다퉈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상태다. 

    각 금융사의 환경보고서(기후금융‧ESG경영‧지속가능경영)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2040년까지 내부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2044년까지 내부배출 제로를 약속했다. 

    외부배출에 대해서는 2050년까지 모두 제로를 선언한 상태다. 

    내부배출은 금융사가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사용하는 사업에서 직‧간접적으로 나오는 온실가스를 이른다. 외부배출은 금융배출량으로도 불리며 금융사가 대출, 투자, 지원하는 사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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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경제연구소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5대 은행의 내부배출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가시적인 감축 성과를 보였다. 반면 신한‧하나‧농협은행에서는 감소 폭이 미미했다. 

    농협의 경우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했으나 지난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배출량의 경우 금융기관의 공시가 의무가 아니라 들쭉날쭉했다. 국민은행은 2019년 이후, 우리은행은 2022년 이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하나은행은 2020년 이후 2차례 이상 수치를 발표했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금융배출량은 다른 기관보다 월등하게 높은 상황이지만 강제 감축 계획은 2029년부터 실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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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이 강조하는 지속가능금융의 핵심은 녹색전환을 위한 금융이지만 지난 3년간 국내 주요 은행의 환경 관련 후속조치와 성과는 기대 이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업의 특성상 은행권의 금융배출량은 내부배출량에 비해 50~700배까지 높다”면서 “은행이 진행하는 투자, 대출, 상품판매 등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융연결망 내 적극적인 탄소중립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석탄 선언에 대한 한계점도 제기됐다. 

    탈석탄 선언은 2020년~2021년 사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모두 완료한 상태다. 

    문제는 은행들이 탈석탄 관련 신규투자를 중단한다는 것으로 기존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석탄 이외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 중단 선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특히 정책금융기관중에서는 IBK기업은행만 탈석탄을 선언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지원 금액과 비중을 오히려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은 2022년 석탄산업 여신잔액이 2조3000억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조 2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2022년 1조 4000억원 규모로 2019년 대비 두배 이상 확대됐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금융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배출 이행과 목표 등에 대한 공시를 의무를 부여한 것처럼 금융당국도 강제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