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등극 넘봤지만 첫날 따따블 실패 후 주가 내리막3~4월 지분 23% 보호예수 해제…저PBR 쏠림에 새내기주 열기 주춤고평가 논란에도 증권가선 "추가 상승 여력" 전망
  • 올해 첫 조단위 코스피 대어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에이피알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향후 2개월 내 기관 지분 23%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되면 유통 물량이 60%에 달한다는 점이 주가를 발목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상장한 에이피알은 상장 후 4거래일간 공모가 대비 19.8% 상승했다.

    상장 첫날 장 중 87% 급등 후 60% 넘는 상승분을 토해낸 뒤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지난 4일엔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에이피알은 5일 오전 10시 기준 전일 대비 3.51%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희선 미용기기'로 잘 알려진 미용기기 전문업체 에이피알은 올해 첫 대어급 공모주로 눈길을 끌었다.

    공모가 25만원, 상장일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달성 시 주당 100만원이 넘는 국내 유일 황제주에 등극한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이 컸다.

    주가가 시장의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건 유통가능 물량 부담이 크다.

    에이피알의 최종 의무보유 확약 비율(52.21%)을 적용한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35.48%(269만967주), 약 6727억원 규모로 공모가 기준 시총(1조8960억원) 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한 수치다.

    특히 상장일 매각 가능한 주체별 비중을 살펴보면 기존 주주의 유통가능 주식 수가 전체 93%로, 장외 매매를 통한 주식 보유 단가가 꽤 낮은 수준이던 기존 주주들의 매도가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2개월 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역시 부담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오는 3월 11.53%, 4월 11.68% 지분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상장 당일 유통 주식이 35%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월에는 60%에 달한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가치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공모주들의 성적표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발목 잡고 있다.

    에이피알을 포함해 지난 1~2월 상장한 공모주 10종목 모두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며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새내기주들의 첫날 주가 수익률은 점차 힘이 빠지는 추세다.

    다만 증권가에선 에이피알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지난 29일 "(에이피알은) 한국 내 가장 강력한 홈 뷰티 디바이스 기업"이라며 목표주가 44만원과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좋은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가진 뷰티 디바이스에 더해 훌륭한 디지털 마케팅 능력과 고객들과의 효과적인 소통으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에이피알은 2023년 100만 대의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해 약 22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는 두 배에 해당하는 200만 대의 판매가 예상되어 전년 동기 대비 56%의 영업이익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