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대웅제약에 이어 두 번째 美 FDA 허가 획득국내 시장 포화 속 세계 최대 美 시장 경쟁 본격화 전망 대웅제약 '나보타', 美 허가 4년만에 매출 6배 ↑메디톡스, 美 유일 액상형 제품 경쟁력 앞세워 허가절차 진행 중
  • ▲ ⓒ게티이미지 제공, 연합뉴스 사진
    ▲ ⓒ게티이미지 제공, 연합뉴스 사진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의 경쟁 무대가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시장을 뚫은 대웅제약에 이어 휴젤이 미국에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메디톡스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를 진행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달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 50유닛과 100유닛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2021년 3월말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약 3년만에 승인받았다.

    휴젤은 올해 중순 미국에 레티보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했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파트너사와 협업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안착하는 게 목표다.

    휴젤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미국 시장 특성에 맞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 제품 출시 및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휴젤은 대웅제약에 이어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두 번째로 FDA 허가를 받았다. 현재 FDA 품목허가 획득 절차를 밟고 있는 메디톡스까지 포함하면 국내 3대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 모두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은 시장성 차이에 기인한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디시전 리소스그룹, 보스턴 컨설팅그룹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지난해 3조2500억원에서 2031년 6조3600억원으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산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국내외 기업만 10여곳에 이른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제로섬 경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휴젤에 앞서 2019년 2월 FDA 승인을 받은 대웅제약은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글로벌 미용 보툴리눔 톡신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나보타(미국명 주보, 유럽명 누시바)’를 공급 중이다.

    에볼루스가 보유한 제품은 나보타뿐인데 지난해 2억200만달러(26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 매출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에볼루스는 나보타를 미국에 처음 출시했던 2019년 매출 3500만달러(467억원)를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외형이 6배가량 성장했다.

    대웅제약은 미용을 넘어 치료시장도 넘보고 있다. 글로벌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말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2상 시험에서 환자 모집을 마쳤다. 올 3분기 중으로 임상 2상 데이터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경부 근긴장이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 마비, 삽화성 편두통 등의 치료 적응증에 대해 임상개발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아직 미국에서 출시되지 않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경쟁력을 앞세울 계획이다. 액상형 제품은 기존 동결건조형 제품과 달리 의료진의 시술 전 희석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제품의 오염가능성이 낮다. 사람혈청알부민(HSA)을 부형제로 사용하지 않는 등 제조 과정에서 동물유래 성분 사용을 최소화해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도 낮췄다.

    여기에 대웅제약, 휴젤과 달리 현지 파트너사 없이 직판(직접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1월 캘리포이나주 어바인에 100% 자회사 ‘루반타스’를 설립했으며 앨러간에서 미용 목적의 ‘보톡스’ 출시를 이끈 토마스 올브라이트 글로벌 마케팅 전략 총괄을 루반타스 CEO로 영입했다. 메디톡스는 2025년 MT10109L의 미국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브라이트 CEO를 통해 미국 현지 맞춤형 직판 체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올브라이트 CEO의 진두지휘에 맞춰 현지 영업인력을 충원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MT10109L에 대해 관련 서류 제출 미비로 인해 심사거절 의견을 받았지만 제품이나 제조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발생한 것은 아닌 만큼 조만간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