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6개 지자체 의무휴업 평일로 전환 추진대구·청주, 서울 서초·동대문구 이어 확산 중규제 완화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작년 대형마트 빅3 점포수 400개 밑으로 떨어져
  • ▲ 이마트의 계산대 모습.ⓒ이마트
    ▲ 이마트의 계산대 모습.ⓒ이마트
    정부가 대형마트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의무휴업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 동시 적용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해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법 개정 없이도 지방자치단체(지자체)별 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국민생활 불편해소를 위해 지자체 주도로 대형마트 평일휴무를 확산시키는 한편 유통법에서 의무휴업 공휴일 지정 원칙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처다.

    ◇ 부산도 동참 … 평일 휴무 소비자 편익 효과 뚜렷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부산시는 올해 2월부터 적극적으로 16개 구‧군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동구 △사하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등 5개 구는 오는 5월 중, △중구 △서구 △영도구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금정구 △사상구 △기장군 등 11개 구·군은 7월 중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추진한다.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은 지난해 2월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휴무일을 평일로 옮기고 청주, 서울 서초·동대문구가 동참한 데 이은 조처다.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한 지자체에서는 소비자 편익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한국유통학회(경기과학기술대 조춘한 교수팀)의 대구시 의무휴업일 분석 결과 자료를 기초로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600명 중 87.5%인 525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의무휴업일 규제완화가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시켜 주었다. 6개월간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쇼핑센터 제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6.6% 증가했다.

    음식점 25.1%, 편의점 23.1% 등은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소매업종 매출 증가율은 의무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고 있는 인근 지자체인 부산 16.5%, 경북 10.3%, 경남 8.3%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 ▲ 대형마트 3사 연도별 현황ⓒ산업통상자원부
    ▲ 대형마트 3사 연도별 현황ⓒ산업통상자원부
    ◇ 작년 대형마트 빅3 점포수 400개 깨졌다

    최근 맞벌이 부부, 1인 청년가구의 증가로 온라인 쇼핑의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대형마트 업계는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업체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매출은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년 대비 14.2%, 18.4%, 15.7%, 9.5%, 9.0%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쇼핑이 전체 유통 매출 비중의 50.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오프라인 쇼핑이 위축되는 사이 간편결제, 빠른 배송 등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부문 매출 증감률은 -1.8%, -3.6%, 7.5%, 8.9%, 3.7%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주요 오프라인 유통 업체 가운데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 18% 15.7% ,14.5%, 12.7%로 급감했다.

    이렇다보니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몸집도 작아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3사의 점포수 합은 405개, 402개, 지난해 396개로 떨어졌다. 이 수치는 지난 2014년과 동일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의무휴업 평일전환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데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국내 유통산업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중소 상생 및 성장을 가로막던 규제 개선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것"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 꼭 필요한 법 개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실제 시행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