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일 총파업 엄포영업익 2.4조 → 1.6조 → 0.8조 매년 추락실적부진 타개-노무관리 해법 '대략난감'
  • ▲ 현대제철 노조가 특별성과급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홈페이지 캡쳐
    ▲ 현대제철 노조가 특별성과급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홈페이지 캡쳐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지난해 11월 부임 후 첫 시험대에 올랐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25%를 특별공로금으로 요구하면서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고 있어서다. 서 사장에게는 강성 노조 설득은 물론 실적 회복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은 지난달 27일 노조 집행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서 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에서 현대제철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서 사장은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설명했고, 노조는 사측에 추가 제시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에서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오는 13~15일 48시간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달 22일에는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에서 상경 파업을 단행해 공세의 수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지난해 9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시작했지만 해를 넘겨 현재까지도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특별공로금 사안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11월 ▲기본급 10만원 인상(정기승호 포함) ▲사업목표 달성 성과금 300% ▲생산 장려 격려금 500만원 ▲세계일류상품 선정 축하금 200만원 ▲한마음 수재해 극복 동참 격려금 100만원 ▲임금체계 개선 격려금 150만원 등을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만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 25%를 70주년 특별공로금으로 지급 등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은 현장 기대치에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그룹의 역대급 실적에는 조합원들의 기여도가 컸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 노조는 1인당 3000만원이 넘는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노조는 1인당 3000만원이 넘는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뉴데일리DB
    하지만 서 사장 입장에서는 노조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현대제철의 2022년 영업이익은 1조6165억원인데 25%의 금액을 조합원 수 1만1619명으로 나누면 1인당 성과급만 3488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수년간 실적 하락세를 보여왔다 2021년 영업이익 2조447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조6165억원, 2023년에는 807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2021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도 철강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거액의 성과급 지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어렵다. 노조가 본격적으로 파업에 나서게 되면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앞서 노조는 지난 2022년에도 특별성과급 사안으로 사측과 갈등을 벌이다가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146일 동안 점거하기도 했다. 

    서 사장은 지난 2019~2020년 현대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 CFO로 옮겼으며, 2021년에는 현대차 기획 부문도 겸임하면서 그룹 내 재무 및 전략 수립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동일 前 사장이 임기를 1년 넘게 남겨뒀지만 중도하차하게 되면서 서 사장이 현대제철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부임 후 원만한 노사관계 구축은 물론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와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