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사 아센디오, 초전도체 테마 타고 주가 급등락초전도체 신규 사업 추진에 동전주 탈피대주주 대량 매도·CB 돌려막기에 무늬만 신사업 '의구심'
  • [편집자주] '왜오르株?(왜내리株?)'에서는 주식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HOT)한 종목을 다룹니다. 주식은 둘 중 하나죠. 오르거나 내립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심 있는 종목의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찾기 마련인데요, 간혹 해당 종목이 왜 오르는지 혹은 왜 내리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를 모르고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앞으로 해당 기사를 통해 상승·하락하는 종목들의 이유와 이에 대한 시장의 정확한 해석, 향후 전망까지 톺아봅니다. 

    '아센디오(Ascendio)'.

    SF 소설 해리포터 덕후인 제겐 마법의 주문으로 익숙한 단어입니다. 물 속에서 인어들에게 습격당한 해리가 물 위로 튀어오르기 위해 사용하는 주문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물 위로 또 아래로, 요동치는 주식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센디오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수종·하희라 등이 소속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인 아센디오의 모태는 1977년 4월 설립돼 1898년 코스피에 상장된 건설자재 제조업체 의성실업입니다. 

    의성실업은 매출액 500억원대 건실한 업체였지만 IMF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3월 부도를 겪은 이후 잦은 경영권 변동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멕스퍼테크놀로지, 아이브릿지, 한신디앤피, 키스톤글로벌, 현재의 엔터테인먼트업체로의 시작인 키위미디어그룹을 거쳐 아센디오에 이르기까지 20년 동안 사명이 6번 변경됩니다. 

    회사 주인이 수차례 바뀌며 사업구조를 재편한 뒤에도 고질적인 적자 구조는 지속됐습니다. 2012년 기준 적자 23억원을 시작으로 무려 11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죠. 

    어지러운 가운데 자연스레 주가도 물 아래로 가라앉았는데요. 지난 2021년, 소설 해리포터에서 따온 '아센디오'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한 뒤 2년여 가까이 1000원 미만 동전주로 전락했습니다. 좀처럼 마법이 먹히지 않은 것이죠. 

    심연으로 가라앉았던 아센디오 주가가 물 위로 튀어오른 건 올해 2월입니다. 주가의 변곡점이 된 마법의 주문은 바로 신사업 추진 소식이었습니다. 

    지난 2월 21일 회사 사업 목적에 초전도체 관련 내용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고 밝히자마자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합니다. 아센디오는 일주일 만에 88% 넘게 오르며 한 주간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초전도체 테마가 올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초전도체 사업 추진을 알린 아센디오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것이죠. 

    주가가 좀 가는가 했더니 이틀 만에 주가는 하한가를 맞습니다. 대주주의 장내 매도 소식 때문인데요. 2월 26일 대주주인 소네트투자조합이 장내매매로 155만6415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하자 주가가 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합니다. 

    특히나 이 중 31만주는 아센디오가 초전도체 사업을 공시하고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지난달 23일 시장에 쏟아졌습니다. 2000원 가까이 올랐던 주가는 다시 900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시장에선 주가 상승이 나타난 뒤 주요 주주의 지분 매도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는 시선을 보낸 것이죠.

    초전도체 테마주로 알려진 씨씨에스에 전환사채(CB) 방식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새로운 CB를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의 대목입니다. 아센디오는 현재 콘텐츠 콘텐츠 경쟁력 구축 및 제작비 조달 명목으로 총 22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다시 마법의 주문을 외친 걸까요? 줄줄 흐르던 주가는 특허청이 지난 5일 권영완 'KU-KIST' 융합대학원 연구교수가 출원한 '상온, 상압 초전도 세라믹화합물 및 그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공개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입니다.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가운데 아센디오 역시 3거래일 만에 54% 급등하죠.

    아센디오가 증시에서 핫한 초전도체 테마를 등에 업었지만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듯합니다. 

    대주주의 지분 매도, CB 돌려막기 등 일련의 행보를 볼 때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하기 위한 무늬만 신사업이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주가의 급등락 행보 속에 단타쟁이들만 몰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주문을 외친 해리포터가 물 위로 솟구쳤던 것처럼 주가가 계속 치솟을지, 혹은 '천하제일 단타대회'가 끝난 뒤 다시 심연으로 가라앉을지... 경계심을 갖고 바라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