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UTE 모델 '타스만'(TASMAN) 호주 출시 앞두고 TV 캠페인 선봬4일 만에 130만 오가닉 뷰, 8200만 임프레션 기록문화적 시대정신 반영, 브랜드 가치와 스포츠 연결한 크리에이티브로 호평이노션 호주 대행
  • 기아(Kia)가 세단과 픽업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UTE 모델 '타스만'(TASMAN) 호주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티저 광고(teaser, 불완전한 정보만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높여 최종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광고) 캠페인이 현지에서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주 'Getting a UTE' 캠페인을 공개하고 호주 UTE 시장 진출을 알렸다.

    해당 광고는 호주의 한 펍(pub)에서 기아의 호주 UTE 시장 진출 뉴스를 접한 손님과 점원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점원이 손님에게 "(기아 UTE의) 이름이 뭐죠?"라고 묻자, 호주 스포츠계의 전설적인 스타들이 차례로 등장해 기아 UTE의 모델명은 자신의 이름이나 별명을 붙여 지어야 한다고 말하며 긴장감 넘치는 기싸움을 벌인다.

    광고에는 29개의 프리미어십(Premierships)과 4개의 패럴림픽 골드 메달, 26개의 그랜드 슬램 등을 달성한 전설적인 호주의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한다. 테니스 선수 애쉬 바티(Ash Barty)를 비롯해 호주의 휠체어 테니스 영웅 딜런 앨콧(Dylan Alcott), 이종격투기 선수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Alexander Volkanovski), 크리켓 선수 스티브 워(Steve Waugh), 럭비 선수 대런 록키어(Darren Lockyer)와 알피 랭거(Alfie Langer), 미식축구 선수 버디 프랭클린(Buddy Franklin), 축구 선수 존 알로이지(John Aloisi), 항해사 제시카 왓슨(Jessica Watson) 등 20여명의 스포츠 스타들이 총출동해 농담을 주고 받으며 기아 UTE 차량의 모델명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1분 30초 분량에 달하는 광고 어디에도 기아 UTE 차량 이미지나 모델명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아는 해당 UTE 모델명이 '타스만'임을 암시하는 장면을 영상 곳곳에 넣어 '찾아보는 재미'를 추가했다. 다트를 던지는 장면에서는 날아간 다트가 벽면 지도 위 '타스만해'에 박히고, 영상 말미에는 펍이 위치한 호텔 이름 중 일부인 'HOTEL TA'가 스치듯 지나간다. 의도적으로 타스만의 앞글자 'TA'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

    광고가 공개된 후 호주 현지에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호주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인 '어 커런트 어페어(A Current Affair)'는 기아의 UTE 광고를 '호주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광고(the most iconic ad ever in Australia)'라고 평했으며,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뼛속까지 호주스러운 광고", "호주의 스포츠 영웅들을 한 곳에 모으다니!"라고 호평하며 기아 UTE 차량의 모델명을 제안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 딘 노비아토 기아 마케팅 부문 제너럴 매니저(좌), 웨슬리 호우즈 이노션 호주 ECD. ©기아, 이노션 호주
    ▲ 딘 노비아토 기아 마케팅 부문 제너럴 매니저(좌), 웨슬리 호우즈 이노션 호주 ECD. ©기아, 이노션 호주
    딘 노비아토(Dean Norbiato) 기아 마케팅 부문 제너럴 매니저는 "이번 캠페인은 공개 4일 만에 130만 오가닉 뷰, 8200만 미디어 임프레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를 대행한 이노션 호주(Innocean Australia)의 웨슬리 호우즈(Wesley Hawes) 제작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Director, ECD)은 "우리가 대형 광고를 만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다만 우리는 정말 멋진 광고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기아의 호주 UTE 광고는 호주에서 영웅으로 불리는 스포츠 선수들을 모두 등장시켜 문화적 시대정신을 반영한것은 물론, 기아 UTE의 브랜드 가치와 스포츠 코드를 결합시킨 크리에이티브로 예상을 뛰어 넘는 광고 효과를 누렸다. 호주식 유머 코드와 농담도 이번 캠페인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딘 노비아토 제너럴 매니저는 "스포츠는 기아 브랜드의 DNA 중 일부"라며 "기아 UTE와 스포츠 코드의 결합은 단순히 인구통계학적 관점의 타기팅(targeting)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 2002년부터 22년 동안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 테니스 그랜드 슬램(Australian Open tennis Grand Slam)의 공식 스폰서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파트너십을 연장하기 위해 1억700만 달러(한화 약 1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는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포츠 후원 계약이다.
  • ▲ 호주의 항해사 제시카 왓슨(Jessica Watson). ©Kia
    ▲ 호주의 항해사 제시카 왓슨(Jessica Watson). ©Kia
    기아는 이번 UTE 출시를 발판 삼아 호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노비아토 제너럴 매니저는 "호주 시장은 곧 UTE 시장이다. 지난해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UTE가 차지했다"며 "글로벌 팀과 수년 간의 노력 끝에 (UTE) 차량을 개발했다. 호주는 UTE 차량의 최대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총 7만6120대를 판매 현지 완성차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했다. 

    토요타(Toyota)의 하이럭스(HiLux), 포드(Ford)의 레인저(Ranger) 등에 맞서 치열한 UTE 경쟁에 뛰어든 기아는 이번 광고를 통해 '가장 호주스러운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편 UTE는 호주에서 80년이 넘게 생산돼 온 픽업트럭의 일종으로, 세단과 픽업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이다. 일반적인 픽업트럭이 상용차(물건 또는 사람 수송 등 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 섀시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UTE는 승용차 섀시를 토대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