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점장, 면세점 두루 거친 전문가… 다수 점포 오픈 주도“출국객 수 늘면서 매출 상승… 외국인 관광객은 아직”다수 명품 매장 준비… 반려동물 매장, AI 자판기 선보일 것
  • ▲ 김태식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정상윤 사진기자
    ▲ 김태식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정상윤 사진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4기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가장 돋보였던 곳이다. 공항 내 알짜 구역인 DF1~4를 두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나홀로 부디크만 취급하는 DF5에 입찰하면서 단독 입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이 경쟁이 밀려 고배를 마시고 DF 1~4를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양분한 사이 중복 응찰이 금지된 DF5 구역은 그야말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어부지리’가 됐다. 이런 현대백화점의 효율적 기조는 면세점 운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김태식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이 있다. 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김 점장을 직접 만나봤다.

    사실 김 점장은 면세업계에서도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사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출신인 그는 2010년 신라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다시 한화갤러리아면세점으로 영입됐다. 잠시나마 신세계에 영입된 적도 있다.

    그가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것은 2019년이다. 그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장을 시작으로 동대문점을 거쳐 지난 2020년부터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을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칭 ‘오픈 전문가’로 활약했다. 

    그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무역센터점의 오픈 할 때 초대 점장을 맡았고 이어 동대문점, 인천공항면세점의 오픈도 제가 진행했다”며 “이렇다 보니 별명이 오픈 하라는 의미에서 ‘병따개’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오픈을 주도했던 점포는 순조로운 성장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문을 연 인천공항점 DF5의 영업은 여객수 증가와 함께 순조롭게 성장 중이다.

    그는 “우리는 일반 유통이 아닌 공항 출국객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여객수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성장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전에는 외국 관광객이 골고루 분포돼 있었는데, 지금은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낮아 매출은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은 단가가 높은 부띠끄, 패션만 맡고 있기 때문에 면세한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는 곳이 바로 중국인 관광객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 ▲ 김태식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정상윤 사진기자
    ▲ 김태식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장.ⓒ정상윤 사진기자
    김 점장은 “남은 고객으로 어떻게 매출을 올리느냐가 우리의 과제로 꼽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신기술과 체험형 매장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단적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은 오는 23일 ‘강아지의 날’을 맞아 인천공항점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해 쇼핑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수요가 늘어나는데 반해 마땅히 쇼핑할 장소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곳에서는 펫푸드와 강아지용품 전문점과 협업도 준비 중이다.

    기술적으로는 AI 기술을 도입한 면세 무인자판기를 추진하고 있다. 여권의 사진 등을 AI로 인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한 IT 스타트업과의 제휴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인천공항점 경쟁력의 핵심은 명품의 강화도 꾸준히 준비되고 있다.

    그는 “단위면적당 매출이 높은 명품 브랜드의 계약이 정리되면서 공항 전반의 명품 면적은 더 넓어지게 될 것”이라며 “명품 브랜드도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 판매되는 시내면세점 보다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공항면세점을 선호하다 보니 공항 전반의 트렌드가 명품 위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제2터미널(T2)에 구찌 부띠크와 계약을 맺고 매장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4월에도 투미, MCM의 오픈이 예정돼 있고 T1에서는 펜디가 6~7월 중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쉬운 상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점이 오픈하던 당시는 막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터진 때다. 

    김 점장은 “하루는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매출이 0원인 때가 있었다”며 “앞선 메르스의 경우 한두달의 매출 영향을 줬기 때문에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막대한 손해를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직원들도 처음에는 어떻게 될까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할 수 있었고 내부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점장의 앞으로의 목표는 인천공항면세점의 안정적인 성장이다. 

    그는 “인천공항점의 매출이 보다 상승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재무적으로 독립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 싶다”며 “특히 공항면세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보다 잘 성장해서 앞으로 면세점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앞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