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초저가 제품 찾는 수요 늘어가격 경쟁력 압도적인 중국 이커머스 급성장식품∙배송 등 단점 빠르게 보완… 국내 이커머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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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이커머스 업계의 한국 상륙이 본격화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해 테무, 쉬인 등 중국의 이커머스가 본격적인 국내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토종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는 것. 이에 따른 전략의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와 이커머스 업계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사용자들을 무섭게 끌어모으면서 토종 기업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이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다양한 소비층을 사로잡은데 이어 최근 물류 등에 대규모 투자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가품 판매, 불확실한 배송 등으로 인해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 그러나 지난해 고물가로 지갑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이 중국 직구를 통해 저렴한 상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이커머스 사용자 수는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가 국내외 쇼핑앱의 지난해 월간 활성사용자수(MAU)를 조사한 결과 사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 1위는 테무,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차지했다. 2023년 4월 5788명으로 출발한 테무 MAU는 12월에 328만명까지 급등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3년 1월 227만명에서 12월 496만명으로 늘었다. 

    반면 국내 이커머스 MAU는 뒷걸음질 쳤다. 국내에서 사용자가 가장 많은 쿠팡의 경우 2023년 1월 2759만명에서 12월 2728만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1번가 MAU는 862만명에서 744만명으로, 티몬은 357만명에서 321만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이커머스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직구 금액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중 직구액(3조2873억원)은 1년 새 무려 121.2% 급증하며 통계청 집계 이후 처음으로 대미 직구액(1조8574억원)을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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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익스프레스 캡쳐
    작년에 이어 올해 중국 이커머스 공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그간 공산품 위주였던 판매 카테고리를 신선식품까지 확장한데 이어 한국에 물류센터까지 세우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한국에 3년간 1조45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해 업계를 긴장시켰다. 특히 올해는 약 2636억원을 들여 국내에 초대형 물류 센터를 짓는다는 방침이다. 판매자 입점 수수료 면제를 비롯해 소비자 보호, 고객센터 운영 등 서비스에도 투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위기감을 느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022년 대만에 진출한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수출해 사업을 해외로 확장 중이다. G마켓 역시 일본 큐텐과 라쿠텐, 러시아와 유럽의 줌(JOOM) 등 플랫폼과 협약을 맺고 국내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11번가는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11번가’ 큐레이션을 강화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를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며 “물류 투자에 판매 카테고리도 확대되고 있어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