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앙숙 CJ와 달라진 분위기… 화해 수순 관측도중국 셀러 모집 나서는 G마켓, 초저가 시장 대응11번가, 소비기한 임박 상품 30% 할인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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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업계의 한국 상륙이 본격화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해 테무, 쉬인 등 중국의 이커머스가 본격적인 국내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토종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는 것. 이에 따른 전략의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와 이커머스 업계의 분위기를 살펴봤다.[편집자 주]최근 강한승 쿠팡 사장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에 초청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본격화된 쿠팡과 CJ그룹의 악연을 고려하면 이질적인 풍경이다. 손 회장도 이번 쿠팡의 초청에 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CJ-쿠팡의 갈등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서는 이런 변화의 계기에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의 공습이 이커머스 업계의 전략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 테무, 쉬인 등의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이커머스 업계에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프로모션, 할인 등의 방식만으로는 아예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이하의 제품이 밀려들어오면서 기존 사업구조로는 아예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며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쿠팡이 손 회장을 MLB 개막전에 초청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납품가 협상이 결렬되며 2022년 말부터 쿠팡 풀필먼트에서 철수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알리의 식품관인 ‘K베뉴’에 입점했다. 새벽배송을 통해 성장해온 쿠팡 입장에서는 알리의 이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의 행보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으리라는 분석이다.물론 이번 초청으로 단기간 내 변화가 이뤄질지는 미정이지만 손 회장이 CJ그룹 사장단과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은 기존과 분명 달라진 기류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가 하면 CJ대한통운과 ‘택배없는 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아예 중국의 초저가 시장을 찾는 곳도 있다. G마켓은 최근 중국 현지 셀러를 공략하고 나섰다. G마켓은 오는 20일 중국 셀러 대상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입점을 유치할 예정이다. ‘알·테·쉬’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중국의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상품 대신 제3의 시장 직구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쿠팡은 지난 3월 12일 일본 직구 서비스 로켓배송을 선보였다. 와우회원은 상품 1개만 주문해도 무료로 배송 받을 수 있다. 엔저에 따라 일본 상품이 저렴해진 만큼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11번가도 소비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모아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임박마켓’을 론칭하면서 초저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공식품 및 건강식품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식품에 취약한 ‘알·테·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알·테·쉬’의 매출이 매섭게 상승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이에 대한 대응이 과제가 됐다”며 “고물가로 인산 소비위축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둔화, 치열해진 경쟁으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