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기 주주총회서 재선임 안건 상정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오너 리더십 강화정대현 부회장 경영입지 확대로 승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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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표시멘트가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건설경기 침체, 고물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20일 삼표시멘트에 따르면 오는 25일 제3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부자(父 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내이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표시멘트는 정도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관련 “삼표그룹의 회장 및 삼표시멘트의 사내이사직을 역임해 온 경험과 시멘트 산업 및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당사 경영에 대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대현 부회장의 재선임과 관련해서는 “삼표그룹 계열사 부회장 및 삼표시멘트의 사내이사직을 수행하며 경영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당사에 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내 대다수 재계 오너 일가가 등기이사 등재를 꺼리는 추세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등기이사에 등재되면 이사회 공식 멤버가 돼 회사 주요 경영사안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정관을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오너일가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삼표시멘트는 연결기준 매출액 8237억원, 영업이익 84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2% 늘었고 영업이익도 19.1% 증가했다.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제조 원가가 낮아졌고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시장 안팎에서는 올해 시멘트 업황 부진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고 있어 시멘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인상한 전기요금이 올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전 세계적인 탈탄소 규제에 따른 각종 설비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 이에 오너가의 리더십으로 추진력 있는 대응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정대현 부회장의 경영입지 확대로도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입사 후 17년여 만에 부회장직을 달았다. 정도원 회장이 올해 77세로 비교적 고령인 만큼 삼표그룹의 승계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다. 

    당시에도 특정 계열사에 몸을 담지는 않았지만 삼표시멘트를 비롯해 ▲㈜삼표 ▲에스피네이처 ▲삼표레일웨이 ▲에스피에스엔에이 ▲에스피에스테이트 ▲디에이치씨인베스트먼트 총 7개 계열사 사내이사 직을 유지하며 책임경영 행보를 보였다. 계열사 지배력을 공고히하며 승계 토대를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는 물론 안전 사고나 환경 등 이슈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오너 경영체제는 전문경영인과 달리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해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