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구조·경쟁현황 등 시장분석 추진 … 올해 연말 정책보고서 발간中 플랫폼 국내시장서 영향력 급속 확대 … 공정성·소비자피해 우려↑산업부도 전담조직 신설 … 유통 생태계 강화·지원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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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커머스 시장 구조와 경쟁현황 등을 심층 분석하기 위한 시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공정위가 시장구조 변화 등을 분석하는 정책보고서를 발간하는 업무의 일환이다. 분석 대상으로 기발표된 AI 분야 외 이커머스 분야를 추가 선정해 시장 실태조사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자체 연구활동 수행 및 분석, 사업자 대상 서면실태조사, 이해관계인 설문조사·인터뷰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후 올해 연말까지 정책보고서로 발간, 공개할 예정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시장과 사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공정위는 봤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사업자-소비자 중개 방식의 1세대 사업모형이 주도하던 상황에서 오프라인 기반 소비재 제조·유통 기업, 포털 사업자의 온라인 사업 확대, 대형 물류 인프라 기반의 풀필먼트 서비스 출현으로 다양한 사업모형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사용자 수는 쿠팡 3010만명, 알리 818만명, 11번가 735만명, 테무 580만면 등 순으로 알리가 11번가를 제쳤다.

    유통업계 관계자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며 "물류 투자에 판매 카테고리도 확대되고 있어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 (좌로부터) 온라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 온라인 해외직구 비중ⓒ공정거래위원회
    ▲ (좌로부터) 온라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 온라인 해외직구 비중ⓒ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지난 13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산업기반실 중견기업정책국 산하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국내 진출 상황에 관한 대처를 맡을 전담팀을 구성해 곧 운영에 들어간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비직제 조직인 전담팀은 팀장과 사무관 3명 등 4명 규모로 꾸려지며, 현재 중견기업정책국에서 국내 유통산업 현안 전반을 관장하는 유통과와는 별개 조직으로 운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객‧입점업체의 소수 이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 등에 따라 거래 관행의 공정성 및 소비자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EC, ACCC 등 해외 경쟁당국들도 이커머스 등 신성장 시장의 경쟁과 혁신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심층적인 시장분석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플랫폼을 국내에서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개최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세미나에서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을 경제·안보적 관점으로 접근·대응하고 있으나 우리 기업들은 도와주는 우군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규제는 또 다른 부메랑으로 우리 기업에 돌아올 수 있어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아닌 지원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