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투자 리스크 너무 커"자금부족·정책미비… 경쟁국에 밀려"그린산업 전환, 국가 차원 접근해야"
  • ▲ 탄소중립ⓒ연합뉴스
    ▲ 탄소중립ⓒ연합뉴스
    글로벌 탈탄소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상당수가 높은 투자 리스크에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상의)가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에 대해 '높다'(71.7%) 또는 '매우 높다'(17.4%)고 응답한 기업이 89.1%에 달했다. 투자 리스크가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10.9%에 그쳤다.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인 A사는 "신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기존 에너지원보다 비싼 수소 수요처를 찾기도 힘들고 정부 인센티브도 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해 계속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60.3%로 부정적 전망 기업(39.7%)보다 많았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은 2022년 34.8%에서 2023년 68.8%로 두 배 증가했다가 올해는 60.3%로 지난해보다 8.5%p 하락했다.
  • ▲ 탄소중립 이행 관련 주요국 대비 국내여건·지원정책 수준ⓒ대한상공회의소
    ▲ 탄소중립 이행 관련 주요국 대비 국내여건·지원정책 수준ⓒ대한상공회의소
    온실가스 감축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8.2%였다. 35.4%는 '투자 계획 중'이라고만 밝혔고, 26.4%는 아예 '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온실가스 감축 감축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감축수단·기술 부족'(30.5%), '투자 수익 불확실'(28.8%)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세계 주요국에 비해 국내 탄소중립 이행여건 및 정부 지원 수준이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무탄소에너지 인프라(72.8%)'가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보조금, 세제혜택 등 재정적 지원'(67.2%), '탄소중립 혁신기술 R&D 지원'(60.8%), '탄소중립 관련 법·제도'(49.8%)가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의찬 세종대학교 교수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EU의 그린딜에 이어 일본도 제조업의 그린산업 전환을 목표로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 정책을 수립해 10년간 민관 합산 150조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주요국은 대규모 국가예산을 그린산업으로 구조 전환하는데 투입해 자국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