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일감’ 수주잔고 1년 만에 두 배 뛰어수요 급증에 1000억 들여 증설 투자 진행 내년부터 1000억대 영업익 전망도
  • ▲ 일진전기 홍성 중전기 공장. ⓒ일진전기
    ▲ 일진전기 홍성 중전기 공장. ⓒ일진전기
    글로벌 전력시장 수요 확대에 힘입어 일진전기가 수주를 늘리며 호실적을 쌓아 가고 있다.

    풍부한 수주잔고와 신규 수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높다.

    29일 일진전기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전력선과 변압기, 중전기 등의 수주잔고는 지난해말 기준 12억9777달러(한화 약 1조6165억원)로, 1년 새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수주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일감이 풍부하다는 것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수주잔고 중 78%는 해외(전력선 71%·변압기 84%)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일진전기의 글로벌 수주가 확대된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전력망을 보강하거나 신규 전력망 건설, 노후 설비 교체 등이 이뤄지면서 변압기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노후화된 북미지역의 대대적인 전력망 교체 수요나 전 세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립 확대 등이 전력망 확충과 보강 수요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글로벌 전력 수요의 증가로 변압기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호황기를 맞은 실적도 크게 뛰고 있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매출 1조2467억원, 영업이익 60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 93% 성장했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고 실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시장 호황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일진전기가 올해 영업이익으로 680억원을 기록하는 데 이어 2025년과 2026년에는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일진전기는 증설 투자도 서두르고 있다. 회사은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과 초고압 케이블 공장 생산량 확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일진전기의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 국영 전력청으로부터 470억원 규모의 변전소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달 15일 쿠웨이트 수전력부(MEW)와 1282억원 규모의 300kV(킬로볼트) 초고압 케이블 공급계약을 맺었다.

    황수 일진전기 대표는 “현재 전력산업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노후 전력망 교체, 중동의 메가시티 건설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전력분야 시장에서 초고압 전력 분야의 기술력과 품질 신뢰성을 바탕으로 수주 및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