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자본확충… 산은, 채권단 대상 설명회대주주 출자전환·영구채 전환… 태영 경영권 유지소액주주 감자비율은 2대 1 검토
  • ▲ ⓒ태영건설
    ▲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에 100대 1 비율의 대주주 무상 감자,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단행될 전망이다. 

    대주주가 대규모 자본확충에 참여한 만큼 태영은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지분율 역시 이전보다 상승하는 등 태영건설의 소유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개선계획을 논의했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자본확충과 신규 신용공여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산은은 태영건설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비율을 100대 1로 제시했다.

    태영건설 거래정지 시점의 시가총액이 900억원임을 고려하면 대주주 지분 가치는 대략 4억원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출자전환 분까지 반영하면 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진다.

    먼저 워크아웃 이전에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 앞으로 대여한 4000억원이 100% 출자전환된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대여금 약 3300억원(태영인더스트리·블루원·SBS미디어넷 매각대금 등)에 대해서도 향후 자본확충 규모와 방법이 논의된다.

    채권단은 무담보채권 중 50%인 약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소액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비율은 2대 1을 검토 중이다.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대규모의 자본확충에 참여하는 만큼 태영건설에 대한 대주주 경영권은 유지될 전망이다. 

    태영건설 대주주 감자와 자본 확충으로 기존 대주주의 지분은 41.8%(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에서 60%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주주는 워크아웃 기간에는 의결권이나 경영권을 채권단에 위임해야 해 워크아웃 기간에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실패 시 태영그룹 지분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고, 워크아웃이 성공하면 담보를 해지해 의결권을 회복시키는 구조다.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60곳(준공 완료 1곳 포함)에 대한 처리 방향도 이날 공개됐다.

    본PF 사업장 40곳 중 상당수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10곳 미만의 사업장만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경공매)을 결정했다.

    브릿지론 단계의 PF 사업장 20곳 대부분은 시공사 교체 또는 청산이 이뤄진다. 단 1곳만이 사업을 이어간다. 

    한편, 태영건설의 최대주주 지위 유지는 이전 자율협약·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사례들에서 최대주주가 지위를 상실하고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던 것과는 대조된다.

    앞서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STX, 동부제철, HMM 등 사례에서 구조조정이 개시된 이후 대주주는 경영권을 잃고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사례에서는 태영건설 대주주 같은 자본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아웃 기업개선계획이 그대로 실행되면 채권단 손실을 최소화한 사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