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부터 임금협상 이어왔으나 합의 실패노조, 26일부터 쟁의 찬반 투표 돌입노사, 임금인상률 1% 간극 못 좁혀
  • ▲ 2023년 5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DB
    ▲ 2023년 5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DB
    임금 인상률을 두고 회사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향후 협상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파업 카드로 사측을 압박할 수 있게 된 것.

    23일 아시아나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조종사노조의 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서울지노위는 지난 5일 조종사노조로부터 조정 신청을 받아 지난 18일과 22일 2차에 걸쳐 중재를 시도했으나 노사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조종사노조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간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전체 조합원 1123명이 투표 대상이며 조합원 과반이 찬성할 경우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11차례 교섭을 거쳐 임금 협상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 등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이견을 내놓으며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아시아나조종사노조는 연 8.5%의 기본급 인상과 기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조종사 임금을 10%대로 인상한 점과 회사가 지난해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점을 들어 인상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에도 2022년 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대립한 끝에 파업 목전까지 갔다가 기본급·비행 수당 2.5% 인상 등에 합의하면서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연 7.5%의 기본급 인상과 비행 수당 인상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7월에도 2022년 임금 인상률을 두고 쟁의권 확보 절차 등을 거치며 사측과 대립한 끝에 파업 직전에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기본급·비행 수당 2.5% 인상 등에 합의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마지막으로 파업을 한 것은 2005년이다. 당시 25일간 이어진 파업은 국내 항공업계 노조 파업 중 최장 사례로, 정부의 긴급조정 발동으로 일단락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회사는 조종사노조와 대화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