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 발표과잉진료 방지로 개선됐던 손해율-적자 다시 악화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 103%…적자폭은 4437억원 확대
  • ▲ 금융감독원. 사진=권창회 기자
    ▲ 금융감독원. 사진=권창회 기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과 적자폭이 지난해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줄기세포주사와 같은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연하면서 비급여 과잉진료로 인한 보험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3579만건으로, 전년동기 3565만건 대비 0.39%(14만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보험료수익은 13조1885억원에서 14조4429억원으로 9.51% 증가했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환자)가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의 일정금액을 보상하는 보험상품으로, 판매시기와 보장구조 등에 따라 1세대(구 실손), 2세대(표준화 실손), 3세대(신 실손), 4세대 및 기타(노후·유병력자) 실손 등으로 구분된다.

    실손보험에는 개인실손과 단체실손이 있다. 다만 단체실손은 총 보유계약의 0.03%에 불과해 이번 실적에서는 빠졌다.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 등을 뺀 보험손익은 지난해 1조9738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조5301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4437억원 늘어난 것이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실손보험에서 91억원의 이익을 내기는 했지만 이익폭이 전년대비 500억원 줄었다. 손해보험사는 1조9829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3937억원 확대됐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103%로, 전년대비 2.1%p 증가했다.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이 보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100%를 초과하면 실손보험을 팔아서 보험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로, 지난해에는 그 손해가 커진 셈이다.

    생명보험사의 손해율은 86.4%로 전년대비 1.7%p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107%로 전년대비 2.3%p 올랐다.

    실손보험의 손해율과 적자폭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였다가 백내장 등 비급여 과잉진료 방지를 위한 노력 덕분에 2022년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과 보험사 손익에 악영향을 끼치는 비급여 과잉진료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비급여 항목으로 나간 실손보험금은 8조126억원으로 전년 7조8587억원 대비 1.95% 증가했다. 지급보험금 비중이 높은 비급여 항목도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 증가 등으로 비급여 주사료(28.9%)가 도수치료 등의 근골격계질환 치료(28.6%)를 제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변화가 있었다.

    김현중 금감원 보험상품제도팀장은 "2022년 백내장 대법원판결 등으로 인해 다소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의 보험금 누수 방지와 다수의 선량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현중 팀장은 "7월부터 개시되는 4세대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와 군 장병 실손의료보험 중지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라며 "정당한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지급되도록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