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비대위원장 "시한 폭탄 멈추지 않으면 저항할 것"젊은 의사 '협의체 참여' 아닌 고강도 투쟁 방향 설정된 듯증원 철회 기조 유지 … 전향적 대화 시작 어려운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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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전공의 대표 격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개월간의 의정 사태에 있어 가장 큰 변화이긴 하나 의정 갈등을 대화로 풀기엔 역부족인 상황인 것으로 관측된다.18일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는 15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했으며 여기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참여한다"며 "대전협 추천 3인을 포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추천 3명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전공의 지지를 통해 선출됐으며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형태로 비대위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는 형태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참여한다는 것은 기존과 다른 변화의 시작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그러나 젊은 의사들은 의대증원 철회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협 비대위 차원에서도 이를 반영해 활동할 것으로 보여 좀체 꼬여버린 실타래는 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등을 '시한폭탄'으로 규정하고 이를 멈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박 비대위원장은 "대다수 국민은 파행적 의료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랄 것이고 의사들도 당연히 그렇다"면서도 "불행하게도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젊은 의사들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통령께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부가 시한폭탄을 멈추라"며 "그렇지 않다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지난 9월 3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 환자를 떠난 전공의들이 제일 먼저 잘못했다"는 발언을 되짚고 비판했다.그는 "만일 어떤 대기업에 경영 위기가 왔는데 경영진이 그 책임을 6개월 전 사직한 인턴사원들에게 돌리는 것은 매우 이상한 것"이라며 "비정규직 근로자인 전공의들에게 주당 최대 88시간을 일하게 만들어 대학병원을 운영케 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박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시한폭탄을 멈추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하며 "급격한 의대 증원은 향후 10년의 후유증을 낳을 것이고 이를 추진한 이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결국 증원정책 철회가 아니면 투쟁의 수위를 올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그려진다.그는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고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