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작년보다 부진한 실적 전망대한항공보다 LCC 직격탄 받으며 위기'1500원 뉴노멀' 고환율 등 악재 지속
  • ▲ 항공업계가 올해 고환율, 고비용에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뉴데일리DB
    ▲ 항공업계가 올해 고환율, 고비용에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뉴데일리DB
    2025년 항공 업계는 그야말로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에 각종 비용 증가로 주요 항공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대형 항공사보다 LCC(저비용 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한항공부터 LCC까지 항공사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전망치를 보면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 24조8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4012억원으로 33.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적자 전환하거나 손실 규모가 작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매출 7조2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줄어들고 영업손실은 2450억원으로 작년 275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99억원 흑자에서 올해 1410억원 적자, 진에어는 지난해 1631억원 흑자에서 올해 42억원 적자, 티웨이항공은 작년 123억원 적자에서 올해 2231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항공업계가 고전한 이유로는 우선 고환율이 꼽힌다. 환율은 항공사들의 실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환율이 10원 변동되면 640억원 내외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달러 환율은 2023년과 2024년 3분기까지는 1400원 이하의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1400원대를 돌파했고 현재는 147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뉴노멀’ 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감가상각비, 정비비, 공항/화객비를 비롯해 인건비용 등 영업비용 전반적으로 상승한 점도 항공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글로벌 이슈들로 인해 항공여행 심리가 위축된 점도 한몫 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한국인들이 대규모로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올해 하반기 캄보디아발(發) 스캠 사안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여행 수요가 감소했다.  

  • ▲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속도를 냈다. ⓒ뉴데일리DB
    ▲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속도를 냈다. ⓒ뉴데일리DB
    개별 기업으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말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여파로 인해 휘청였다.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 1분기 326억원, 2분기 419억원, 3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로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서유럽 노선을 확장했지만 이를 위한 시설 및 인력 확충으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특히 3분기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955억원에 달했다. 

    한편, 올해 들어 항공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작과 도약을 알리는 행보들도 있었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말 기업결합에 필요한 14개국 승인을 모두 획득했으며, 12월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 새로운 CI를 발표했으며, 6월에는 양사 통합 마일리지 개편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주도로 양사 직원 간 화학적 결합도 이뤄지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연말을 전후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진 ‘통합 대한항공’, 양사 자회사(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을 합한 ’통합 LCC’가 출범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6월 대명소노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상반기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시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파라타항공은 올해 9월 30일 첫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위닉스는 지난해 6월 플라이강원을 인수했으며, 이후 사명을 파라타항공으로 바꿨다. 지난 10월에는 인천~도쿄 노선을 운항하면서 해외 노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됐던 호황이 끝나가면서 항공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체급이 큰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충격의 여파를 감내하고 있지만 LCC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