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 18건·20조3898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성사 … 역대 최대건수 줄었지만 총액은 늘어 … 양적 성장에서 질적 도약 이뤄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 등 초대형 계약 러시 … 플랫폼 기술 중심ADC, 비만·대사질환 등 글로벌 트렌드 지속 … 퇴행성뇌질환도 견인
  • ▲ 연구원이 연구하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 연구원이 연구하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규모가 약 20조38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계약 규모다.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들이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활약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총 18건, 약 145억3362만달러(약 20조3898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기록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건수는 최근 3년과 유사한 수치지만 누적 계약 금액은 과거 기록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계약 1건당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도약'으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은 2020년대 들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2020년에는 16건으로 약 10조원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기술수출 규모가 가장 컸던 해로 꼽히는 2021년에는 31건, 약 13조원의 계약이 이뤄졌다. 이 시기와 비교하면 올해는 건수가 줄었지만, 총액이 6조원 이상 늘었다. 계약 건당 규모가 확대된 대형 계약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후 2022년에는 16건(약 8조원), 2023년에는 20건(약 8조8000억원)으로 기술수출 규모가 다소 주춤했다. 2024년에는 15건(약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올해는 기술수출 건수가 18건으로 전년 대비 3건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총액은 2배 이상 급증했다. 플랫폼 기술을 중심으로 한 초대형 계약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기술수출 시장에서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상·하반기 모두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회사가 올해 체결한 총 계약 금액만 55억8200만달러(약 7조8487억원)에 달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4월 영국 소재 글로벌제약사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총 규모 30억2000만달러(약 4조1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그랩바디-B 기술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난제로 여겨지는 뇌혈관장벽을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어 11월에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그랩바디-B' 플랫폼을 적용한 후보물질 개발 및 상업화를 목표로 최대 25억6200만달러(약 3조7487억원)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릴리는 기술수출 이후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ALT-B4' 기술을 최대 13억5000만 달러(약 1조9640억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해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이밖에도 알지노믹스는 지난 5월 일라이릴리와 최대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효소 편집·교정 플랫폼(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 기술 기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양사는 유전성 난청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트렌드인 ADC(항체-약물접합체)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기술이전 계약이 이어졌다. 

    에임드바이오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미국 바이오헤븐에 FGFR3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2'를 이전했다. 

    이후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차세대 ADC 후보물질에 대해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릭스는 지난 2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OLX75016'(OLX702A)을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했다. 총 계약 규모는 6억3000만달러(9117억원)다.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대형 거래가 성사됐다. 아델과 오스코텍은 지난 16일 사노피에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 'ADEL-Y01'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0억4000만달러(약 1조5300억원)다. 

    아리바이오도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ADQ 산하 아르세라와 중동·중남미, 아프리카, 독립국가 연합(CIS)에 대한 독점 판매권 계약을 총 6억달러(약 81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지놈앤컴퍼니(GENA-104), 앱클론(AT101), 에이비온(ABN501), 소바젠(SVG105), 나이벡(NP-201), 에빅스젠(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ACP) 기술) 등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올해는 조단위의 빅딜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지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 월드클래스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한 해"라면서 "계약 성사이후에도 기술이전한 기업과 공동개발 등 협력 구조를 통해 신약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