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민영화 23년간 정권 교체기마다 CEO 수사 및 사건사고김영섭 현 대표도 해킹 사태에 연임 포기 … KT 전례 없는 위기KT 전리품 여기는 정치권 변화 필요 … CEO도 성과와 신뢰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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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윤형 KT 차기 CEO 후보.ⓒKT
“낙하산도, 외부 출신도 아니다.”KT 차기 CEO 선출 과정에 대한 KT 안팎의 평가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KT의 차기 CEO 최종후보로 낙점되면서 통신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려와 기대가 상존하지만 귀결점은 늘 하나다.‘이번에는 다를까.’그도 그럴 것이 KT의 민영화 이후 23년은 ‘CEO 잔혹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리더십이 흔들렸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윤영 KT 차기 CEO 후보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17일 KT에 따르면 박 후보는 3년만에 등장한 내부 출신의 CEO다. 구현모 전 KT 대표가 석연찮은 정권의 압력으로 연임을 포기한 이후 등장한 김영섭 KT 대표는 LG 출신의 외부인사였다.김 대표는 민영화 23년 KT CEO 잔혹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그는 지난 8월 터진 해킹, 무단 소액결제 사건에 따른 여권의 거센 사퇴압박에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KT는 최근 민관합동조사 발표 과정에서 악성코드 은폐 등이 드러나는가 하면 정부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의뢰를 받아 압수수색 등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정권 교체기에 KT에서 펼쳐지는 이런 풍경은 낯선 것이 아니다. 정권교체기 KT에서는 어김없이 비리나 사고가 발생하고 CEO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온갖 수사기관이 이 과정에 동원됐다.2002년 민영화 KT의 첫 CEO였던 이용경 전 대표는 임기만료를 앞두고 석연찮은 이유로 연임 의사를 철회했고 2005년 취임한 남중수 전 대표는 첫 연임에 성공했지만 2008년 납품비리,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최악의 형태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 직후였다.2009년 취임한 이석채 전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지만 2013년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비자금·배임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받으며 중도 하차했다. 그의 후임인 황창규 전 대표만 유일하게 연임해 임기를 마쳤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정치후원금 등 수사를 받아야 했다.2020년 취임한 구현모 전 대표도 ‘쪼개기 후원’에 따른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 기소되며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후임 CEO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전 KT 사장은 아예 선임 전부터 검찰의 기소로 후보에서 사퇴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였다.이런 CEO 잔혹사가 펼쳐진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KT가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인 소유분산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정권에서 KT의 CEO 자리를 전리품처럼 여기면서 정권이 교체될 때면 어김없이 낙하산이 내려왔다. 전임자를 쳐내기 위한 수사기관도 무리하게 동원됐다. 실제 구현모 전 대표, 이석채 전 대표는 모두 무죄가 확정됐고 황창규 전 대표는 불기소 처분됐다.박 후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CEO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지에 맞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는 정권에 줄을 댄 낙하산 인사로 평가되지 않고 있고 KT 조직에 밝은 내부 출신 인사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결말을 확신하기 힘들다. 근본적인 KT의 구조가 정치권의 외부 압력에 취약한 탓이다.업계 관계자는 “KT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권 교체기 정치권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KT 내부적으로 투명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CEO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