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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 공공기관에 '파격적'인사가 났다. 기존의 세개 공공기관을 통합해 몸집을 불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그 주인공이다.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뉴데일리 보통 공공기관에 정치인 출신이 임명되면 '낙하산'이란 꼬리표가 붙는데 김 원장은 예외였다. 정치인 출신인 만큼 '전문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었지만 김 원장의 IT 관련 이력은 이를 잠재웠다. 의원시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며 4년 연속 우수국회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맹활약을 했다. 헌정 사상 처음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도 동영상과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해 질의를 하는 등 국회의 디지털화에도 큰 몫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나라당내에 디지털정당위원회를 신설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초대 위원장을 맡아 불모지나 다름없던 사이버 공간에서의 당 지지율을 1등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5년 5월 1일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방문자수 1위를 차지하자 당시 사무총장이던 김무성 의원은 "당 사이버 홍보사상 일대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당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등은 물론 당내 유력 정치인들의 애장품을 인터넷 경매로 내놓고, 이들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노쇠한 이미지의 한나라당을 탈바꿈 시켰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의원 시절에는 IT관련 입법에도 힘썼다. 실제 현재 김 원장이 추진 중인 스팸메일 사전규제의 경우 의원시절 이미 법안으로 제출한 바 있다.
30대의 젊은 여성 공공기관장이란 점 때문에 임명 초기 조직 장악력 등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KISA 안팎 모두 성공적이라 평하고 있다. 그간 기술적인 부분 보다 제도적 보완 미비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김 원장이 취임 뒤 청와대와 정부 여당과 적극 소통하면서 KISA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조직 장악력 부분도 KISA란 기관의 특수성이 오히려 김 원장에게 플러스가 됐다고 한다.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IT 관련이라 구성원들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어 소통이 더 수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팀장 이하는 거의 나와 비슷한 연배라 훨씬 더 소통을 잘 할 수 있다"면서 "사이버 상의 가장 큰 장점이 소통이고, (KISA 구성원들도) 자신들과 비슷한 세대의 기관장이 와 늘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가진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또 젊은 여성 기관장임에도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가장 관리가 힘들다는 정당조직을 이끈 경험도 있어 조직 장악력에 대한 우려도 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