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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국내 경제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감세정책을 포함한 경기부양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또 신성장동력이 될 분야와 설비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일자리 늘리기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조석래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은 10일 오후 5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국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소 높아진 데에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ㆍ금융정책과 환율효과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환율효과도 떨어지고 있어 수출 회복은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및 소비 회복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고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도 크지 않은 데다 중소기업 사정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수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30대 그룹은 올해 투자계획 중 상반기에 작년 동기대비 14.4% 감소한 33조1천억원을 집행했고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9.3% 줄어든 73조8천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경련은 소개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출구전략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면서 "특히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감세정책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인 설비 투자와 신성장동력 투자를 통해 경제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 비해 신규 채용이 줄어들었지만 대기업 총 근로자 수가 증가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하반기에도 일자리 늘리기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회장단은 주요 경제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회장단은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비정규직법 문제에 대해서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정규직은 다양한 근로 형태의 하나로 기업이나 근로자 모두에게 필요한 일자리 형태"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고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체계를 구축하며 노사관계 개선을 유도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회장단은 언급했다.
회장단은 "정치권을 비롯한 일부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정쟁이나 폭력 시위 등으로 민생경제를 외면한 점은 유감"이라며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합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의에서는 경기 전망에 관한 논의가 많았다"며 "어떻게 투자를 늘릴지에 대한 얘기도 많이 오갔지만 기업별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공통된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상근부회장은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에 대해서는 "이 제도는 28년간 계속됐던 것이어서 상설화될 필요가 있다"며 "폐지하더라도 갑자기 중단하기보다는 점진적인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감세정책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전경련의 입장을 묻는 말에는 "학계에 계셨을 당시와 정부에서 직접 경제현상을 바라보는 경우는 다르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는 총리 후보자에 대한 논의가 없었지만 후보자께서 어떤 정책이 자유시장경제 창달에 도움이 될지를 잘 파악하고 선택해서 국내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이준용 대림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허창수 GS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병철 상근부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