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2천만→4천만원 폭등…"비용은 전액 백화점에서"
  •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매장 인테리어비가 폭등하면서 백화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에 입점해있는 샤넬 매장의 인테리어비는 그동안 평당 2천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19일 개점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평당 4천만원대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샤넬 매장의 면적이 약 100평인 것을 감안하면 총 40억원 이상의 인테리어비가 들어간 셈이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 인테리어비의 경우 입점업체 측과 백화점 측이 반반씩 부담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귀한 몸'인 샤넬이나 루이뷔통같은 명품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 측이 전액 부담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백화점에 샤넬이나 루이뷔통 매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백화점의 고급스런 이미지와 평판,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백화점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고액의 인테리어비를 대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샤넬이나 루이뷔통 매장의 경우 대부분 프랑스 현지에서 주요 자재를 들여와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태반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잘 나가는' 명품 브랜드들의 경우 안하무인식으로 고가의 인테리어비를 대달라고 백화점 측에 노골적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루이뷔통, 에르메스, 프라다 등 이른바 '잘 나가는' 명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 백화점 개점과 동시에 매장을 오픈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상황이어서 전에 없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샤넬 유치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입장에서 보면 백화점 개점과 동시에 주요 브랜드 매장이 오픈해야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루이뷔통과 에르메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개점과 동시에 입점을 하지 않아 샤넬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 번 인테리어비가 올라가면 그것이 새로운 기준이 되기 때문에 향후 다른 백화점 매장을 개장하거나 리뉴얼 오픈할 경우에도 샤넬 측이 현대 대구점 사례를 근거로 과도한 인테리어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 매장 리뉴얼을 앞두고 있는 롯데나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이 현대백화점 대구점 사례를 근거로 다른 백화점에도 그에 준하는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슈퍼갑'인 샤넬의 요구를 안들어주기도 어렵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개점과 동시에 입점하는 것이 효과가 크지만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의 경우 저마다 사정이 있어 입점이 늦어졌다"며 "샤넬의 유치에 공을 들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인테리어비는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