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ㆍ美 상황 개선에 긍정 전망 힘얻어
  • 지난 8월 이후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던 국내 증시에서 최근 들어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공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미국 경제지표들도 좋게 나온 것이 배경이 됐다.

    미국과 유럽 당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트레이드증권 김봉기 리서치센터장은 1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결정으로 유럽 재정위기는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 국내 주식시장도 반등 랠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도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유럽 재정위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가 최악의 고비를 지나 안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유럽 정책당국이 재정위기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고 경제지표도 시장 눈높이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이후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으로 시장을 공포에 빠뜨렸던 미국 경제도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그리스 재정위기만 주시해왔지만 미국 경기가 변곡점에 들어선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 월가의 시위는 의회에서 공화당을 압박해 부양책 통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연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아주 작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 국가들의 연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가능성도 작아졌다.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590∼1,650을 밑돌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고개 드는 낙관론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코스피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반등했다. 장중에는 19일만에 처음으로 1,8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낙관론이 주목되는 것은 얼마 전만 해도 주식시장이 비관론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살얼음판', `암흑'과 같은 비관적 수사(修辭)들이 넘쳐났다.

    ECB의 유동성 공급과 독일ㆍ프랑스 정상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도출 합의에서 감지되는 유럽의 공조 움직임과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그만큼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돼 더블딥 가능성이 작아졌지만, 유럽 재정위기 해소 과정은 잡음을 낼 공산이 크다. 긴축 위험이 여전한 신흥시장 경제지표도 시장에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