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동물ㆍ물고기의 공동 조상, 전기장 감각기관 갖춰
  • 사람을 비롯한 거의 모든 척추동물은 잘 발달한 전기장 감지기관을 가진 공동조상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1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사람은 오감으로 세상을 경험하지만 상어와 주걱칠갑상어, 그 밖의 일부 수생 척추동물들은 물속의 약한 전기장을 느끼고 이를 이용해 먹이를 찾고 서로 소통하며 방향을 찾는 제6감을 갖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25년간의 연구 끝에 거의 모든 척추동물, 즉 사람을 비롯한 약 3만종의 육상 동물과 이와 비슷한 수의 조기류(條기<魚+耆>類: 대부분의 현생 경골어류) 물고기들이 이런 제6감을 가진 공동조상의 후손임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조상 동물은 아마도 시력이 좋고 턱과 치아가 잘 발달했으며 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측선 기관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측선 기관은 물고기 대부분에서 옆구리 선으로 나타난다.

    이 동물은 약 5억년 전에 살았으며 현재 살아있는 6만5천종의 척추동물은 대부분 이 동물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척추동물의 진화 나무에서는 수억년 전 중요한 분기점이 나타난다. 하나의 가지는 조기아강(actinopterygians), 다른 하나는 육기아강(sarcopterygians)으로 갈라져 전자는 물고기가 됐고 후자는 육상 척추동물이 됐다.

    멕시코 악솔로틀 같은 도롱뇽을 비롯한 일부 육상 척추동물은 지금도 전기장 감각기관을 갖고 있어 이 기관의 역사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되고 있다. 그러나 육상 생활 과정에서 파충류와 조류, 포유류로 이어지는 가계는 전기장 감각기관과 측선을 잃었다.

    주걱칠갑상어와 철갑상어를 비롯한 일부 조기류는 머리 피부 안에 이런 감각기관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북미 주걱칠갑상어의 경우 주둥이와 피부 속에 최고 7만개나 되는 전자장 수용체를 갖고 있어 현존하는 동물 가운데 최고를 기록한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는 각기 다른 동물 집단에 나타나는 이런 기관이 진화적으로나 발달상으로나 같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멕시코 악솔로틀을 육지동물로 이어지는 진화 혈통의 대표로, 주걱칠갑상어를 조기류로 이어지는 진화 혈통의 대표로 연구한 결과 두 동물의 발달 중인 피부에서 전기장 감각기관이 같은 태아 조직으로부터 정확하게 같은 형태로 발달하는 것을 발견해 이 둘이 같은 것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이런 전기장 감각기관이 측선 바로 옆에서 발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두 집단의 감각기관이 공동의 진화적 뿌리를 갖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두 집단의 공동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알아내고 현존생물과 화석생물들 사이의 감각기관 관련성을 더욱 확실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