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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남부시장에 국밥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달콤한 후식이 기다리고 있다.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졌다면 달달한 팥죽을, 쌉쌀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면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면 된다.
남부시장 특유의 팥죽은 시장통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노점과 가게가 즐비하게 있기 때문이다.
25년간 팥죽집을 운영해온 동래분식 이경자(52) 사장은 커다란 솥에서 팥죽을 끓여내고 있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새알팥죽. 걸쭉하고 붉은 빛이 감도는 팥죽에 새알이 동동 떠있는 모습을 보면 군침이 넘어간다. 크게 한입 떠서 먹으면 쫀득쫀득한 새알심과 부드러운 팥죽이 입에 감긴다. 금방 한 그릇을 뚝딱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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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은 기호에 따라 간을 맞춘다. 남부시장에서는 설탕을 듬뿍 넣고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물론 취향에 따라 소금을 넣기도 한다. 새알팥죽은 4,000원.
이 사장은 가족 7~8명을 동원해 손수 팥죽을 만든다. 팥을 푹 삶아서 갈아내는 등 몇 시간에 걸친 과정을 직접 한다. 새알심은 4시간동안 찹쌀을 물에 담가놨다가 반죽을 하는 것이다. “팥죽은 정성”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이 사장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팥칼국수 역시 별미다. 팥죽에 밀가루로 반죽된 칼국수 면발이 들어가 있다. 보통 칼국수와 달리 팥칼국수는 달달한 맛이 강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팥죽과 팥칼국수로 출출함을 달랬다면, 커피한잔으로 입맛을 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장 안에 커피집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해 보인다. 하지만 남부시장에는 커피집, 그것도 커피의 최고수라는 핸드드립 커피집이 있다. 남부시장 문전성시가 배출한 창업 1호점인 카페나비가 그곳이다.
카페나비를 운영하는 정영아(31) 사장은 익산에서 온 청년 장사꾼이다. 정 사장은 핸드드립 커피를 베이스로 야시장의 불을 제일 먼저 밝혔다. 지난 10월부터 남부시장에 정식으로 뿌리를 내렸다. 가게 문을 연지는 이제 2달째지만 커피 매니아들에게는 소문이 자자하다. 손으로 내린 커피 맛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더 신선한 원두를 고객들에게 저렴하게”라는 모토가 한 몫 했다. 정 사장은 갓 볶은 원두로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가격의 거품도 뺏다. 핸드드립 커피가 3,500원. 다른 가게보다 2,000원 이상 저렴하다.
커피나비의 또 다른 특징은 핸드드립 체험이 가능한 것이다. 고객들이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는 과정까지 손수 가르쳐 준다. 체험비는 5,000원. 정 사장은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최고의 커피 맛을 제공하는 것이 제 일이다”고 말했다.
글= 박모금 기자 / 사진= 양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