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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탕수육이 있다면? 고물가 시대에 그야말로 놀랄만한 일이다.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나서도 먹을 게 없는 요즘. 천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여기는 서울 목동 등촌시장 끝자락에는 있는 할범탕수육집이다. 북적이는 손님들을 보니 대박집이 분명하다.
할범탕수육에서 10년째 일을 하고 있는 오 지배인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비싼 탕수육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음식을 소개했다. 1,500원짜리 탕수육이 2~3만원을 웃도는 중국집 탕수육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능한 얘기일까.
오 지배인은 첫 번째 이유로 ‘질 좋은 재료’를 꼽았다. 가격이 싸다고 재료도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오 지배인은 “저희는 서울에서 가장 좋은 암퇘지 고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수퇘지는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암퇘지는 냄새도 없고 육질도 부드럽다는 이유에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가 좋은 맛을 결정한다는 저희 원용록 사장님의 고집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장통 분식점이지만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심지어 지난해 구제역 파동과 돼지고기 값 인상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재료를 바꾼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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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대박 비결은 좋은 재료를 살려주는 ‘조리방법’에 있다. 할범탕수육은 고기를 100도가 넘는 고온에 튀겨내고, 소스를 부어내는 방식으로 만든다. 보통 중국집과 비슷한 방식이다.
하지만 보통 가게들이 튀겨놓은 고기를 다시 튀겨 사용한다면 여기는 즉석에서 튀김을 묻히고 튀겨낸다. 방금 튀겨낸 따끈따끈한 고기에 양념을 쓱 얹어서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저렴한 탕수육을 시키면 고기에 비해 튀김옷이 과하게 입혀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할범탕수육은 다르다. 오 지배인은 “비싼 고기지만 아낌없이 사용한다”며 탕수육 고기를 직접 보여줬다. 손가락보다 두꺼운 고기에 튀김옷에 살짝 입혀냈다.
세 번째는 당연히 가격이다. 이집 메뉴판은 세월을 빗겨간 듯하다. 모든 메뉴가 1,000~2,000원 사이다. 탕수육에 버금가는 인기메뉴인 잔치국수는 단돈 1,000원이다. 천원 짜리 한 장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실제로 할범탕수육에서 가격을 500원만 올려도 한 달에 400만원 이상의 이익이 생긴다고 한다.
오 지배인은 “저희 단골 중에 천원 한 장을 들고 국수를 드시러오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운을 띄었다. “당장 가격을 500원만 높여도 부담스러워 하시거든요. 그러니 쉽게 올릴 수가 없죠”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착한 가격만큼이나 훈훈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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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범 탕수육은 일반 분식점이라고 보기엔 메뉴가 참 다양하다.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국수와 돈까스 정식, 떡볶이, 튀김, 치즈스틱 여기에 탕수육까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들을 죄다 모아 놨다.
여기는 직접 개발한 도깨비 만두도 유명하다. 만두 재료를 동글하게 뭉쳐서 튀김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겨낸 것이다. 가격은 1개에 500원이다. 오 지배인은 “큰 가게는 아니지만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손님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작지만 힘이 있는 가게. 할범 탕수육은 정직한 음식과 정성으로 손님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가게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