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세 미소희망봉사단 단장
    ▲ 이정세 미소희망봉사단 단장

    우리들이 살고 있는 하나 밖에 없는 지구에는 230여개의 국가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국가들을 선진국과 후진국(또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이분법은 국가 분류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수준을 부자와 빈자로 분류합니다. 한 동안 중산층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 시기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는 경제활동을 포함한 삶에 있어 중간을 말살하고 양극화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분법은 중산층뿐만 아니라 양측의 소통, 타협 나아가서 상생의 여지를 급격히 축소시키고 있습니다.

    국제적 기준으로 선진국(혹은 산업국가)은 일반적으로 일인당 GDP U$10,000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U$20,000 수준으로 선진국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입니다.

    1960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지구상 가장 어려운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이남 지역 국가 국민소득 수준의 나라였습니다. 전 세계 230여개 국가 중 최소 25년 이상 7% 이상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시현한 나라는 불과 13개이며 대한민국도 당당히 이들 나라 중 하나에 들어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경제지표와 함께 개선되었을까요? 흔히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부탄이라고 합니다. 부탄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U$2,000에 불과한 후진국(혹은 개발도상국)입니다. 제가 3년 활동을 한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일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대한민국의 1/10 수준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체험으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우리들보다 최소 10배 이상 행복해 보였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삶의 질과는 상관관계가 없을까요? 우리의 선택은 압축산업화시대(1961년~현재)에서 절대적인 목표로 제시되어온 경제성장이어야 할까요?

    산업화시대의 성장동력들이 21세기 들어와 급속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석유를 기반한 에너지 및 산업체계, WTO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제, 실물 경제와 괴리되어 움직이는 금융시장 등의 현상들은 대한민국의 압축 산업화를 가능케 했던 조건들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21세기를 ‘The Age of Scarcity and Uncertainty'(부족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우리들이 지난 40~50년간 길들여지고 익숙했던 무제한의 자원과 에너지를 가정한 경제성장 일변도의 생태계와는 많이 다른 변화된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경제양극화, 청년실업문제, 사회적 안정망이 없이 진입하는 고령사회 문제 등이 고도경제성장 지속으로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해졌습니다. 

    지난 2년 가까이 미소금융 활동에 동참하여 한국 사회 저변의 문제점들을 접하면서 해법을 미소금융(Microcredit 혹은 서민금융) 등 경제적 관점에서만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경제선진국 생태계는 소수의 승자를 탄생시키나 또한 다수의 패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행복과 멀어지는 다수들을 위한 우리들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더 늦기 전에 ‘화해와 용서’, ‘상생’, ‘공동체’문화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의 생태계를 우리가 선택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